새벽배송이 바꾼 포장(packaging) 이슈

신선식품 물류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신선식품 물류’란 소비자 편의를 위해 농산물을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절단 및 가공하고 수확 당시의 신선 상태가 유지되도록 공급하는 단계에서 배송, 포장 등 유통 과정 전체를 말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21.4% 증가한 11조 2535억 원으로 집계됐다. 눈여겨 볼 대목은 온라인 쇼핑 품목 중 배달 음식과 간편식 주문 등 식품 관련 분야가 큰 증가세를 보인 점이다. 음식 서비스의 성장세는 전년 대비 89.3%로 가장 컸다. 음·식료품도 34.7%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커머스 등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신선식품 전용 물류시설과 전문인력 확보, 식료품 전용 포장재 개발 등 서비스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상점도 신선식품 품목 확대 및 빠른 배송 경쟁력 향상에 몰두하고 있다.

이른바 ‘새벽 배송’으로 불리는 신선식품 배송 시장이 커지자 가장 큰 수혜와 관심을 받는 분야로 신선식품 물류 중 ‘포장(packaging)’이 꼽힌다. 신선식품 배송 활성화가 몰고 온 포장산업 내 이슈를 살펴봤다.

첫째, 상품 다변화와 포장 신기술

여름철 제철 과일인 수박은 배송 중 파손 위험이 높은 대표적인 품목이다. 최근에는 에어쿠션 완충제 덕분에 수박 등 신선 과일의 안전 배송이 가능해졌다. 박스와 수박 사이에 공기가 주입된 에어백을 채워 넣어 수박, 포도 등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고, 충격도 흡수한다. 잘 깨지는 계란 배송에는 얇은 플라스틱 대신 두툼한 스티로폼 포장인 ‘에그 박스’가 등장했다. 스티로폼이나 종이 박스에 계란 크기의 홈이 하나씩 파여 외부 충격을 막았다. 또 박스 사이사이 난 작은 틈으로 통풍이 돼 계란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산낙지·전복 등 살아서 꿈틀대는 신선함이 생명인 해산물 포장에는 ‘산소팩’이 활용된다. 비닐팩 안에 정제 처리된 바닷물과 함께 산소를 주입한 ‘산소팩’에 해산물이 담기면 생존확률이 30% 높아진다. 산 채로 받아볼 수 있어 낙지와 전복 등 생물의 판매가 점차 늘고 있다.

반대로 ‘산소를 차단해야 싱싱한’ 육류에는 ‘가스치환 포장’이 등장했다. 기존 진공 포장은 고기 색이 검붉어지고 핏물이 흐른다는 단점이 있었다. 새 포장은 산소를 뺀 자리에 질소 등 불활성 가스를 주입했다. 이렇게 하면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부패를 지연시키고 선홍빛 고기 색깔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배송된다.

둘째, 1~2인 가구 증가와 소포장

1∼2인 가구가 늘면서 유통업체들이 소포장 신선식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 4인 가구 식탁에 맞춰 출시됐던 제품들은 필요 이상으로 양이 많아 남았을 때 관리가 어렵고 신선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욱이 소포장 식품은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 품목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신세계는 기존 3㎏ 내외의 박스 단위 과일 상품 대신 1㎏ 이하의 소단위 팩 포장 상품과 낱개 판매를 늘렸다. 소포장·낱개 판매 상품 수도 지난해보다 13%가량 증가했다. 수박의 경우 7∼8㎏ 크기의 큰 수박을 2㎏ 내외의 특수 수박 또는 조각 상품으로, 800g∼1㎏ 사이 팩 포장으로 판매하던 체리 등의 과일도 300∼500g 사이로 줄이는 등 소포장 과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끼 분량의 밥상 메뉴 포장 상품도 늘고 있다. 롯데는 ‘한 끼 밥상’이란 이름으로 농·수·축산 등 다양한 식품 상품군에서 총 100여 품목을 선보였다. 중량은 기존 소포장 상품 대비 절반 이상, 일반 상품 대비 60∼90% 이상 감소했다. 채소의 경우 파·양파·버섯 등 식재료와 샐러리·파프리카 등 샐러드용으로 중량은 100∼200g으로 구성했다. 다양한 제철 과일을 도시락 형태로 구성한 상품도 중량을 150∼260g으로 낮췄다. 축산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60∼100g씩 모았으며, 수산물은 고등어·청어·갈치 등 각종 생산을 1토막 단위로 꾸렸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1인 가구 비중은 37.1%로, 3년 전 보다 2.5% 늘어난 반면 4인 이상 가구 비중은 22.4%로,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개념 소비의 등장과 친환경

업체마다 신선식품의 과대 포장 논란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개념(착한) 소비’로 이어지면서 ‘친환경 포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마켓 컬리는 얼마 전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포장재로 전환하고 회수된 포장재는 재활용한다고 밝혔다. ‘새벽 배송이 과도하게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소비자 지적에 대한 자구책을 발표한 것이다. 컬리는 기존 스티로폼 박스를 종이 박스로,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바꾼다.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바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한다.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100% 워터팩으로 전환한다.

컬리에 앞서 쓱닷컴(SSG.COM)은 반영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알비백’을 활용하기로 했다. 알비백은 새벽 배송 시 과도한 포장재를 줄이자는 취지로 만든 반영구적 보냉 가방이다. 40ℓ 용량으로 신선식품을 많이 담을 수 있다. 기존 보냉 가방보다 두께가 1.5배 두꺼워 9시간가량 보랭 성능을 유지한다. 알비백 역시 스티로폼 박스, 비닐 등 일회용품으로 환경파괴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이 있었고 이를 덜어주려는 고민 끝에 나온 아이템이다.

신선식품 배송 시장이 빠른 배송 등 속도 경쟁에서 

포장재 등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배송 경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맞이하면서 ‘포장 혁신’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맞닥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