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방식이 바뀌고 있다” 2020 글로벌 전자상거래 이슈②

부제: 국가 간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흐름 <드랍쉬핑>

전자상거래의 규모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국가 간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거래/배송 방식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데, 드랍쉬핑(Dropshipping)도 그 중 하나다. 쉽게 말해 ‘구매 대행’으로 부를 수 있는 이 구조는 판매자가 가지고 있는 재고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의 선택 영역을 넓혀주는 획기적인 유통 방식이다. 국가를 넘나드는 보이지 않는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배송까지 맞춤형으로 진행할 수 있는 드랍쉬핑을 알아보자.

배송 대행과 무엇이 다른가?

소매 업자(이하 리셀러)가 상품을 선별하여 등록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리셀러는 도매 업체에서 해당상품을 개별로 구매한다. 도매 업체는 최종 고객에게 상품 배송을 직접 처리한다. 이것이 드랍쉬핑의 사업 모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고를 대량으로 구매 및 보관하는 대신 리셀러들은 드랍쉬핑 업체와 계약을 맺고 상품을 본인 소유의 웹사이트 혹은 마켓 플레이스에 등록한다. 주문을 받으면 리셀러는 배송 정보를 드랍쉬핑 회사에 전송하고, 드랍쉬핑 회사는 창고에서 직접 최종 고객에게 상품을 발송한다. 공급자는 대체로 제조 업체와 브랜드 소유자이며 자체적으로나 서비스 제공 업체의 도움을 받아 상품 이미지와 정보를 업로드하고 재고를 제공한다. 리셀러는 판매 상품을 드랍쉬핑 플랫폼의 카탈로그에서 선택하고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모으며 고객 서비스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는 온라인 B2C 판매자가 된다.

드랍쉬핑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인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도매 사이트 배송 대행’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회사들이 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상품 데이터를 엑셀로 받아 오픈 마켓이나 자사몰에 등록 후 주문이 들어오면 도매 사이트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을 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기존의 드랍쉬핑과 본 글에서 소개하려는 기업들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접목된 점과 IT를 활용한 자동화 처리에 있다.

*크로스보더 : 경제 서비스 무역에 관한 서비스 공급 형태의 하나. 세계 무역 기구의 서비스 교역에 관한 일반 협정에 정의되어 있다. 

생산이 완료된 서비스 제품이나 생산 요소인 노동과 자본이 국경 간 이동을 통하여 공급된다.

갈수록 더해지는 아마존과 알리바바 의존도

드랍쉬핑과 관련한 온라인 거래 구조의 어려움은 다음과 같다. 재고 없이 사업을 하는 리셀러 입장에서는 최대한 다양한 채널에 상품을 등록해야 많은 판매를 기대할 수 있는데 엑셀로 수작업을 해야 하는 과거의 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드랍쉬핑의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물류 처리가 매우 중요한데, 리셀러는 실시간 재고 상황을 알기가 어렵고 배송 현황도 전적으로 드랍쉬핑 업체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 처리가 원활하지 않다면 고객의 문의 대응에 큰 어려움이 발생한다. 소형 판매자의 경우 소량을 배송하기 때문에 물류비가 비싸고, 픽업이 지원되지 않아 이중으로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더불어 온라인 소매 업체들이 겪고 있는 문제로 높은 마켓 플레이스 수수료가 있다. 

아마존과 이베이가 전 세계 모든 전자상거래 거래의 75% 이상을 차지하다 보니 대부분 소매 업체들은 두 플랫폼을 통해 해외 판매를 시작하게 되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마켓 플레이스인 아마존을 보면 10~15%의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판매자는 마케팅이나 물류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쟁 구도가 치열해서 스폰서 광고나 FBA(Fulfillment by Amazon) 이용과 관련한 반품 처리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아마존에서 판매로 성공하려면 최종 판매 가격의 35~48%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대형 셀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더욱이 아마존 FBA를 통한 판매는 재고 준비 기간과 해외 FBA창고까지의 배송 기간에 아마존 고객(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급을 보류하는 시간을 더하면 판매 후 정산까지 90일 가량 소요될 수 있고, 이는 소규모 온라인 업체의 현금 흐름에 큰 문제가 된다.

재고와 광고비 걱정을 드랍쉬핑과 인플루언서로

모든 이커머스 사업은 두 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바로 재고와 광고비다. 최근 들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하 인플루언서)이 리셀러로 움직이는 경향이 더욱 커졌다. 인플루언서들은 고객을 획득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적기 때문에 재판매를 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기존 인스타그램 마케팅은 인플루언서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상품 홍보를 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인플루언서의 수익이 높지 않았다. 직접 판매를 하려 해도 상품 소싱부터 물류까지 전부 처리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고수익이라 하더라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재고 위험, 물류 처리 부담이 없는 드랍쉬핑 플랫폼과 인플루언서는 좋은 조합이 될 수 있었다. 중국 상품을 전 세계로 발송해주는 드랍쉬핑 플랫폼인 오벨로(Oberlo)에 따르면 약 70%의 주문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생한다고 하니 그 영향력을 가늠해 볼 만 하다.

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상품을 배송한다고(?)

드랍쉬핑 사업자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은 오벨로이다. 오벨로는 2015년에 설립된 리투아니아의 스타트업으로, 초기에는 쇼피파이(Shopify : 세계 최대의 SaaS*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에 드랍쉬핑 어플을 제공했는데 이후 쇼피파이에 인수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SaaS : Software as a service

오벨로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히 이용자가 중국의 해외 판매 마켓 플레이스인 ‘알리익스프레스 (AliExpress)’에 있는 상품을 자신의 쇼피파이 스토어에 쉽게 등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쇼피파이 스토어에서 판매가 이루어지면 해당 주문을 알리익스프레스로 자동 전송할 수 있고, 알리익스프레스의 판매자는 쇼피파이 스토어에서 구매한 사람에게 직접 배송을 한다. 오벨로는 자체적으로 상품을 보유하거나 배송하지 않는 플랫폼 사업자이며, 최근에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느린 배송으로 인한 성장 한계를 해결하고자 다수의 공급자들을 자사 플랫폼에 입점시키고 있다.

드랍쉬핑의 다른 형태로, 오벨로와 달리 직접 상품을 소싱해서 재고를 보유하면서 리셀러들에게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풀필먼트까지 처리하는 방식이 있다. 대표 사이트로 중국의 차이나브랜즈(Chinabrands)를 말할 수 있는데, 이 회사는 대부분의 상품을 ‘1688’ 사이트에서 낮은 가격으로 대량 매입 후 전 세계의 리셀러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오로지 쇼피파이 스토어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벨로와는 다르게 차이나브랜즈를 사용하는 리셀러들은 전 세계에 걸친 다양한 채널에 상품을 전시, 판매할 수 있다. 또한 본 플랫폼이 직접 물류 처리를 하기 때문에 재고 정보가 비교적 정확하게 제공되고 리셀러들은 국제 배송비 계산에 필요한 상품의 무게, 사이즈 등을 받을 수 있다.

플랫폼이 물류를 수직통합하는 이유는

아마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뛰어난 물류 처리 능력으로만 보지 않고 그 이면에 있는 비용 전가와 수익 증대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왜 플랫폼 사업자들이 물류와 배송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서 수직 통합을 꿈꾸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다. 고도화된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해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면 시장 점유율이 높아져 결국에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지 않겠는가. 이 주제에 대해 한국은 미국과 한국의 다른 물류 환경을 언급하며 아마존의 FBA모델이 한국에서는 그다지 큰 파괴력을 가지지 못할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물류 관점에서만 볼 때 그렇다.

아마존 FBA의 본질은 물류 관점과 플랫폼 관점으로 나눠서 볼 수 있다. 물류 관점은 다른 경쟁자들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배송을 하는 것을 바탕으로 고객을 늘려 가는 것으로 본다면, 플랫폼 관점은 플랫폼 사업에서 발생하는 리스크 요인들을 상품 공급자(셀러, 벤더)에 강제로 떠넘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네이버와 같은 시장 지배 IT플랫폼의 풀필먼트 사업 진출은 플랫폼 관점에서의 아마존FBA의 모델이 되므로 그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마존은 FBA모델을 통해서 마켓 플레이스 셀러들이 자사의 물류 창고를 이용하게 만들며 회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강제하고 있다. 아마존이 많은 수익을 챙기는 데 반해 아마존에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셀러들은 이러한 구조에서 수익을 내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예를 들어 네이버 같은 포털이 물류 사업을 시작한다고 가정했을 때 다수의 한국 온라인 셀러들은 현재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 가격 비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네이버 풀필먼트 센터로 상품을 입고시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재고를 보유한다는 것은 많은 상품이 합포장을 통해 당일 혹은 익일에 항상 배송된다는 것을 의미해서 오픈마켓 경쟁사를 압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아마존식 독과점 구조는 플랫폼의 가치는 매우 커지고 수익도 많아지지만 공유 경제의 측면에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궁극적으로 셀러들의 수익이 낮아지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 솔루션 사업자인 쇼피파이는 물류로봇 기업을 인수하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외부 업체와 협력하여 오픈하는 등 전자상거래 결제, 시스템 플랫폼에서 멈추지 않고 배송 영역으로의 통합을 꿈꾸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드랍쉬핑 시장 전망은

국내 드랍쉬핑 모델은 중국 드랍쉬핑 플랫폼의 상품을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이 가장 용이하다. 다만 중국에서 배송되는 경우 우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배송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인데, 이 부분을 해결하고 있는 기업들이 몇 군데 등장하고 있어서 조만간 한국계 배송 대행 업체들이 하고 있는 B2C 특송 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랍쉬핑 모델은 현지 언어로 현지인들이 고객 대응을 하면서 현지 통화로 판매를 한다. 바로 이러한 장점 때문에 전문가들은 결제와 물류의 순환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면 드랍쉬핑은 가장 이상적인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동 내용은 <관세청 국가별 전자상거래 통관체계 2019> 보고서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박상신 엠엑스앤커머스코리아 이사의 코멘트를 반영해 재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