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이 커머스 천하 삼분지계를 선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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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멈춘 날

지난 15일 토요일 오후 3시 30분경. 숙취로 한참을 뒤척이던 저는 급하게 외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전날 밤 연락 왔던 지인의 번개 호출이 기억났고 오전에 도착한 지인의 “5시 반 괜찮을까요?”라는 카톡 메시지를 그제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급하게 답장을 하고, 외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약속 장소는 영등포. 도착 예정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카카오맵을 열었지만, 위치 정보를 알 수 없다는 메시지를 마주합니다. 어쩌다 연남동 거리에서 만난 외국인과 새벽 4시까지 달렸던 전날 술자리가 드문 기억나면서, 모종의 이유로 휴대전화 GPS가 고장났나 싶었습니다. 

생각보다 준비 시간은 길어졌고, 시간은 어느덧 4시 30분. 택시를 탄다면 여유 있게 약속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웬걸. 카카오T조차 동작을 안 하는군요. 침착하게 우티를 켰지만, 잡히지 않는 택시. 급한 마음에 배회하는 택시를 잡았지만, 이 시간에 인천에서 서울은 안 넘어간다는 난처한 목소리가 돌아옵니다. 

도보로 20분 거리의 버스 정류장까지 걸으며, 지인에게 조금 늦을 것 같다고 양해를 구하기로 합니다. 카카오톡은 먹통. 아까 분명 작성했던 메시지조차 그에게 전달되지 못했네요. 급하게 페이스북 메신저를 켰고, 다시 한 번 메시지. 뭔가 이상해서 네이버에 ‘카카오’를 검색해보니 카카오가 멈췄습니다. 카카오톡, 카카오맵, 카카오택시뿐만 아니라 카카오와 관련된 모든 것이 멈췄습니다. 

각자의 사연을 남긴 이번 사태는 카카오 남궁훈 대표의 사임까지 이어지며 현재진행형입니다. 대통령이 나서 카카오에 ‘사실상 국가기간 통신망’이라는 별칭을 붙여줬고, 이에 대해 직접 상황을 챙기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24일 열리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사건 관련 기업 총수가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이번 사안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24일 카카오 먹통‘ 국감 열린다… 최태원·김범수·이해진‘ 증인 소환머니투데이] 

내색은 못하겠지만 지금 가장 뼈아픈 건 카카오일 것입니다. 당장 며칠 동안 서비스가 마비된 것에 대한 금전적 손실은 차치하더라도,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픈 수많은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책임과 보상에 대한 공방이 이어질 테니까요. 측정할 수 없는 브랜드 신뢰에 대한 타격도 불가피합니다. 준비가 됐다면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르는 사건이기에 더 아쉬울 수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대표 대국민 사과문카카오] 

안타깝게도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예방과 정비는 여러 이유로 우리에게 뒷전으로 밀려왔습니다. 많은 이들을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 침몰 사고 이전에도 이후에도 안전 불감증이 만든 인명 사고는 있었습니다. 소방관 한 명이 순직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 사고 이전에도 이후에도 해마다 물류센터는 불타고 있었습니다. 최근 발생한 SPC 공장 노동자의 사망 사고 이전에도 공장에선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이어졌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지언정, 모두 사후약방문이 있었습니다. 그럼에 불구하고 크고 작은 사고는 어디선가 다시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아마 그 이유를 알 것이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로 가득한 요즘 뉴스를 보노라면 좀처럼 씁쓸한 마음을 숨길 수 없습니다.

위클리 뉴스픽 :                

쿠팡, 네이버의 아성에 도전하는 배달앱

문 앞으로 배달되는 일상의 행복. 우아한형제들이 2021년 12월부터 적용한 서비스 비전 3.0의 한 문장입니다. 지난해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배달의민족은 더 이상 배달앱이 아니고, 커머스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서비스 비전에는 종전 조리 음식을 넘은 카테고리까지 확장해가겠다는 배달의민족의 커머스 사업 진출 의지를 담아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의 서비스 비전 3.0 슬로건. 배달앱에서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 전선의 본격화를 의미한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앞서 서비스 비전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주력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배달산업을 발전시키자(2010.06.~2015.06.)’는 서비스 비전 1.0에는 그 자체로 오프라인 전화 배달을 모바일로 옮겼던 ‘배달의민족’ 서비스의 가치가 담겨 있고요.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2015.06.~2021.12.)’라는 서비스 비전 2.0에는 종전 배달이 되지 않았던 음식 배달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서비스 비전 2.0 선포에 즈음하여 우아한형제들은 배달대행업체 두바퀴콜을 인수하고 물류망을 내재화한 서비스 ‘배민라이더스(현 배민1)’를 선보였죠.

[함께 보면 좋아요! : 우아한형제들두바퀴콜 인수배달의민족자체 배달 시스템 강화한국경제]

서비스 비전 3.0에 와서는 커머스와 관련된 4가지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충했습니다. 첫 번째는 B마트. 소비자 접점의 도심 물류거점 MFC(Micro Fulfillment Center)에 재고를 직매입해 보관해두고 내재화한(일부 외주를 포함한) 배달 물류망을 연계해 고객에게 1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입니다. 단건배달 경쟁의 가속으로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B마트1’이라는 이름으로 속도 확장팩이 등장하기도 했죠.

[함께 보면 좋아요! : 격돌하는 배민과 쿠팡, MFC가 온다커넥터스]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CTO는 20일 기술행사 우아한테크콘서트를 통해 “우아한형제들의 MFC 운영 효율은 글로벌 기준 최고이고, 마이크로 풀필먼트의 효율화를 어느 정도 이룬 상황”이라며 “비용 효율 이슈로 경쟁시장은 축소 기조에 있는 반면, B마트 MFC는 지금 이 시기에도 확장 기조에 있으며 1~2년 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MFC 규모가 커질 것”이라 밝혔습니다. B마트의 MFC 운영 디테일이 궁금하다면 아래 콘텐츠를 읽어보면 좋고요.

[함께 보면 좋아요! : 직접 알바 뛰며 파헤친 배민 B마트 MFC’만의 물류 노하우 디테일커넥터스]

두 번째는 2021년 12월 강남에서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퀵커머스 마켓플레이스 ‘배민스토어’입니다. 직매입한 재고를 직접 물류를 통해 연결하는 B마트와 달리 배민스토어는 1~3시간 내 배송 수준의 퀵커머스 역량을 갖춘 외부 판매자를 입점 시키는 구조입니다.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선 무거운 자산 투자를 가볍게 효율화하면서 퀵커머스 카테고리를 늘리며,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당근마켓과 배민, ‘로컬 커머스에서 맞붙다커넥터스]

현재 올가홀푸드, 양키캔들, 시코르, 꾸까, 정관장, 몽슈슈,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와 같은 업체들이 배민스토어에 입점하여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요. 이들은 모두 각자의 방법대로 알아서 퀵커머스 물류망을 꾸렸기 때문에 당일배송을 위한 고객 주문 마감시간과 배송 리드타임은 제각각입니다. 익히 알려진 방법으로 배달대행업체를 붙일 수도, 이마트24처럼 자체적인 MFC(Micro Fulfillment Center)를 운영하는 방식을 사용할 수도 있겠죠.

[함께 보면 좋아요! : 이마트24가 몰래 시작한 퀵커머스 전용 MFC’ 추적기커넥터스]

[함께 보면 좋아요! : 4위 탈출의 열쇠이마트24가 택한 퀵커머스 제3의 길’, 커넥터스]

우아한형제들이 준비한 세 번째 커머스 서비스는 지역 음식과 산지 농축수산물을 중개하는 마켓플레이스 ‘전국별미’입니다. 여기부터는 ‘퀵커머스’는 아니고요. 통상 ‘택배’를 통해 고객에게 상품을 발송하는 일반적인 커머스 구조가 나타납니다.

아무래도 배민스토어를 적극 확장하기에는 입점업체들의 퀵커머스를 위한 비용 부담이 만만찮을 수 있기에 생기는 이슈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할 수 있겠는데요. 과거 서비스 비전 2.0 단계에서 실패로 끝났던 ‘배민찬’의 로컬 맛집과 반찬, 농축수산물 커머스의 전국 진출 연계가 전국별미에서 보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배민쇼핑라이브’입니다. 배민쇼핑라이브는 라이브 영상을 기반으로 상품을 소개, 판매하는 서비스로 고객 입장에선 생동감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콘텐츠에서 소개된 상품을 곧바로 구매하고 택배로 배송 받을 수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선 ‘배달의민족’이 보유한 트래픽을 활용한 광고 상품으로 이익을 만들 수 있는 수익모델이기도 합니다.

배달의민족 앱 메인에 전면 배치된 커머스 관련 서비스들 ⓒ 배달의민족 앱캡처

배달앱 트래픽을 커머스

우아한형제들이 ‘커머스’로 나아가고 싶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배달앱으로 만든 월 2000만 수준의 막대한 MAU(Monthly Active Users)를 음식배달에만 사용하기 아쉽기 때문입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하루에만 배달의민족 플랫폼에서 수백만명의 주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데 여기 자연스럽게 음식뿐만 아닌 다른 ‘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음식배달 시장의 한계를 넘어 200조원이 넘어가는 커머스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CTO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기존 음식배달도 ‘리얼타임 퀵커머스’의 한 종류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배달의민족이 만든 커머스는 이미 시장 규모가 매우 큽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런 거대한 고객 주문에 따라 조리된 음식 외에 미리 제조된 공산품 영역까지 커머스 경험을 확장할 때라고 말씀드립니다.

물론 음식뿐만 아닌 리얼타임 커머스 경험을 확장하려면 기존 우리 배달 플랫폼을 더 발전시켜 커머스 플랫폼이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은 오랜 기간 배달 플랫폼을 다듬어 왔습니다. 때문에 밑바닥에서부터 커머스 플랫폼을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매우 높은 방문빈도를 보이는 ‘고객’, 실시간 고객 주문을 트래킹하고 리뷰, CS 등으로 사용자에게 응대하는 ‘배달’, 퀵커머스에 특화된 ‘물류’라는 세 가지 영역에서 이미 확충한 기술 자산을 유기적으로 커머스 영역까지 연결하고 확산한다면 배달 플랫폼에 멈추지 않고 새로운 차원의 퀵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CTO, 우아한테크콘서트 2022

물론 이 과정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것도 맞습니다. 음식을 배달시켜 먹고자 하는 사용자와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특성은 다릅니다. 우아한형제들도 이를 잘 알고 있고, 기존 배달 주문하는 고객의 경험을 헤치지 않는 것을 우선하여 새로운 커머스 경험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음식을 고르는 것과 커머스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다릅니다. 여러 가게를 둘러보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음식 배달과는 다르게 커머스는 비교적 무엇을 구매하고자 하는 ‘목적’이 명확합니다. 앱 전방에 탐색 경험을 강화하는 배달과 다르게, 커머스에 잘 대응하기 위해선 첫 고객 방문 순간부터 필요한 물건을 제안하거나, 지난번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사지 않은 물건을 구매할지 묻는 것과 같은 ‘추천’ 역량이 필요합니다. 추천으로 고객이 만족하지 못했다면 키워드로 필요한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검색’ 기능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러한 커머스를 지원하는 흐름(Flow)을 앞으로 우리 제품(Product) 조직이 구현하고 강화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현재 2000만명의 배달의민족 월사용자 중 90%가 음식 때문에 방문한다고 보는데, 이들이 우리가 바꾼 것 때문에 불편해선 안 됩니다. 음식과 커머스, 서로 다른 사용자의 목적과 패턴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지점입니다”

–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CPO, 우아한테크콘서트 2022

속도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우아한형제들의 커머스 전략 핵심 키워드는 ‘퀵커머스’입니다. 하지만 퀵커머스와 관련해서 시장에선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거시 경제 변화 요인으로 유동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퀵커머스에 수반되는 높은 비용 구조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고요. 이로 인해 퀵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던 업체들이 매각, 폐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늘어나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리오프닝에 급브레이크퀵커머스 생사기로’, 이데일리]

[함께 보면 좋아요! : 오늘회 사태는 물류의 실패일까커넥터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아한형제들은 ‘퀵커머스’라는 전략 키워드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사실상 쿠팡과 네이버가 양분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판에서 ‘퀵커머스’가 아니라면 시장 선점기업들과 비교하여 경쟁우위를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쿠팡이 메가 사이즈 풀필먼트센터와 직영과 외주를 아우르는 배송트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국 단위 커머스 시장을 평정한 건 사실입니다. 네이버의 국내 1위 포탈 기반 트래픽 권력을 바탕으로 한 검색과 가격비교 역량을 커머스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MFC(Micro Fulfillment Center)와 퀵커머스를 위한 이륜차 배송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조차 만들지 못한 이미 빠른 배달에 익숙해진 2000만명 사용자 트래픽 권력을 갖고 있습니다.

요컨대 우아한형제들은 쿠팡과 네이버와 같은 전장에서 싸우는 것보다는 쿠팡과 네이버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전장에서 원래 잘하던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커머스 영역에서 택한 것입니다. 때문에 ‘퀵커머스’는 우아한형제들이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되고, 이런 배경 하에 우아한형제들 송재하 CTO가 선포한 것이 ‘이커머스 천하 삼분지계’입니다.

“커머스는 큰 틀에서 검색, 가격비교, 그리고 광고를 엮어내는 방식(네이버)이 있고, 상대적으로 조금 새로운 대규모 물류센터에 상품을 직매입해서 판매하는 모델(쿠팡)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모델이 양분돼 있는 것 같지만, 사용자가 소비를 결심한 시점과 실제 소비를 하는 시점 사이에서 맥락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공통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배달의민족 고객들은 이미 음식 배달에서 맛봤던 ‘즉시성’이라는 경험과 가치를 커머스에서도 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리얼타임 커머스’를 바탕으로 기존 양분돼 있던 커머스 구도를 재편하고, 커머스 천하를 3분할하는 구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CTO

비용은 괜찮아요?

사실 단건 배달과 도심 물류 인프라 투자로 대표되는 퀵커머스에 수반되는 높은 비용은 여전히 업계의 부담이고, 이는 우아한형제들도 피할 수 없는 이슈입니다. 그렇기에 우아한형제들이 서비스 비전 3.0 선포와 맞물려 적은 자산 투자로 수익성을 가져갈 수 있는 퀵커머스 마켓플레이스 ‘배민스토어’를 시작했을 것이고, 포장주문 픽업과 같은 물류비를 절감하는 옵션을 마련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서비스 품질을 다소 희생하는 대신 비용 효율을 높이는 선택지들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렇게 시장에 존재하는 서비스와 비용의 상충 관계를 장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효율화’, ‘자동화’, ‘기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예컨대 우아한형제들은 언젠가 사람과 로봇이 함께 배달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는 청사진을 밝혔고요. MFC 또한 보다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물류 시스템, 자동화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실험집 앞까지 찾아오는 배민 배달 로봇어디까지 할 수 있니?, 커넥터스]

송재하 CTO가 밝힌 우아한형제들의 앞으로 10년 목표는 고객의 자택에서 냉장고를 없애는 즉시 보충(Just In Time)이 가능한 ‘리얼타임 퀵커머스 모델’을 고도화해나가는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요? 송재하 CTO의 계획을 들으며 마무리합니다.

“우리가 드론으로 특정 장소에서 특정 장소로 음식을 나르면, 딜리드라이브와 같은 육상 배송로봇으로 그것을 받아서 고객에게 배송하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배달 모델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계가 효율이 나지 않거나 복잡한 부분들은 사람이, 다시 사람이 하기 어려운 부분은 기계가 연계하는 방식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국내 배달 구조는 ‘플랫폼 노동’을 바탕으로 하잖아요. 플랫폼 라이더 분들은 법적으로 자영업자에 가까운 형태이고, 생산수단과 안전장구의 소유권도 그들에게 있는데요. 저는 로봇과 사람의 협력 모델을 만들더라도 배달 플랫폼이 모든 기계를 전부 사서 뿌리고 관리하는 형태보단, 라이더들이 리스나 구매 형태로 로봇을 가져가서 참여하는 형태가 더 나을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CTO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물류 본연의 가치를 생각하며

굳이 이야기할 필요 없이 투자시장엔 겨울이 왔습니다. 불과 지난해까지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신규 투자로 높은 성장을 만들고, 성장을 바탕으로 더 높은 투자를 받아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던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시장에 감돌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상장기업들의 기업 가치는 짧은 기간 크게 무너졌고, 뒤따르던 비상장 기업들은 그들의 높아진 가치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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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또한 그렇습니다. 쿠팡이 쏘아올린 ‘서비스’를 향한 막대한 물류 투자와 이로 만든 성과는 수많은 기업들이 오버슈팅을 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비단 커머스 기업뿐만 아니라 물류기업마저도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향해 과감히 비용 투자를 했고, 적자를 감수했습니다. 

그 결과 성과를 만든 신생 물류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이익을 보는 구조를 채택하는 전통 물류기업 이상으로 빠르게 매출과 고객 네트워크를 모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투자를 받고,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이룩했습니다. 이제 수천억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신생 물류기업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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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그들은 여전히 이익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거나, 매각 절차를 밟거나, 심지어 서비스를 종료하는 수순을 밟은 물류기업들의 소식이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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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들의 목표가 ‘멸망’을 향해 달리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어떻게든 수익성을 만들고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이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이익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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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은 물류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고전 물류는 ‘마케팅’이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습니다. 경영학 그루 피터 드러커 박사가 “물류는 경제의 암흑대륙이고, 비용절감의 보고이자 최후 미개척분야”라 이야기한 것처럼 전통적인 물류 본연의 가치는 ‘원가 절감’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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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간에서 보는 오해처럼 물류의 본질은 ‘비용’을 발생시키는 원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종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운영 프로세스의 결핍을 발견하고 비용을 절감하고 이익을 만들 수 있는 파이를 넓히는 수단이 전통적인 물류가 만드는 가치였습니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물류 본연의 가치를 발견하는 업체들의 도전과 성과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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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경쟁으로 치달은 과열된 시장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저도 잠시 이러한 물류 본연의 가치를 잊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반성해봅니다. 상기하자면 물류는 비용이 아닙니다. 비용을 절감하는 수단입니다. 앞으로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독자 여러분에게 전달 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오늘 커넥트레터를 마칩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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