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는 왜 변화하기 어려울까?

세계적으로 물류 부동산이 대세다. COVID의 영향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어난 것도 영향이겠다. 근데 한국에서는 물류센터 보다 풀필먼트가 더 인기인 듯 하다. 왜 기존의 3PL 사업자들은 본인들이 3PL 회사, 물류센터 운영사라는 타이틀 보다는 풀필먼트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기를 원할까? 그것도 풀필먼트가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정의내리기도 어려운데 말이다. (사실 정의는 간단하나 이를 지키는 회사는 많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물류센터는 왜 변화하기 어려울까?

시대는 물류센터가 변화하기를 원하고 있고 많은 화주사, 클라이언트사 역시 물류센터가 변화하기를 원하고 있다. 게다가 요즘에는 노동/환경에 대한 이슈로 이에 관련한 다양한 사회의 요구가 있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물류센터는 변화가 느리고 때로는 답답하다. 소위 개선이라고 하는 것이 엄청 느리게 이루어진다. 이번 글에서는 물류센터가 왜 변화하기 어려운지에 대한 답을 내부에서 한번 찾아보려고 한다.

1. 물류센터는 쉬지 않는다.

물류센터는 쉬지 않는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쉬지 못한다. 센터가 오픈하기도 전에 차량은 길게 줄을 서서 하차를 기다린다. 센터가 닫기 전에 차량이 막 도착해서 화물을 내려달라고 간청한다. 게다가 요즘의 물류센터는 거의 24시간 돌아간다. 일전에 물류기능이 포함된 팩토리에서 24시간 중에서 물류가 없이 운영될 수 있는 시간이 몇시간이 되는지 산정해 본적이 있다. 하루 중 겨우 3시간만이 물류팀이 없이 돌아갈 수 있었다.

물류센터는 쉬지 못하기 때문에 변화하기 어렵다. 물류센터 본연의 기능인 재고조사만 하더라도 쉴세 없이 입고와 출고가 있는 상황이라면 재고파악하는 것이 결코 쉽지 못하다. 기본부터 챙겨야 변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데 기본을 하기에도 빡빡하다.

2. 물류는 서비스의 ‘최후 보루’다.

좋은 제품이 있더라도 고객에게 최종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물류를 거쳐야 한다. 물류센터를 거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일부 제품이야 물류센터에 입고 후 바로 분류하여 고객에게 배송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도 물류센터(Transfer Center)를 거쳐야 한다. 고객에게 배송 전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상품이 대기하는 곳이 물류센터다 보니 여러 부서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만 한다. 급하게 제작된 홍보 전단지나, 고객에게 추가로 증정하는 증정품, 때로는 사과문까지 물류센터에 요구하는 여러가지 업무나 부서의 일이 많다. 그렇다보니 물류센터가 스스로 개선하고 변화를 이끌어갈 시간이 부족하다. 물론 핑계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물류센터는 정말 정신이 없다. 현상 유지를 하는 것만해도 숨이 턱에 차는 경우가 많다. 단계를 줄여서 업무를 표준화 하고 이를 통해 효율화를 추구해야 하는 물류센터는 많은 이해관계자의 복잡한 요구사항과 대치할 수 밖에 없다.

3. 이미 너무 많은 돈이 투입되고 있다.

비용으로 치환되어 그렇지만 대부분의 물류센터는 이미 많은 자본이 투입되었다. 돈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에는 주저하게 된다. 물류센터 만큼 비용을 쓰면 눈에 들어나는 부서가 거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곳은 매출액 대비 물류 운영비의 비율을 관리하는 곳인데 이마저도 전월대비 물류비 증감으로 숫자를 뽑아내면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물류센터장은 없다. 

게다가 물류센터에는 많은 경우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기 때문에 대부분 투자심의 부서의 심의를 거쳐야만 추가적인 자금 수혈이 가능하다. 이런 구조에서 변화하자는 구호는 말로 그칠 확률이 높다.

4. 물류센터 레이아웃은 설비에 종속된다.

물류센터에 많은 랙과 선반, 컨베이어 벨트 같은 설비는 물류센터를 소위 풀필먼트 센터, 전자상거래용 센터로 바꾸지 못하게 한다. 계속해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레이아웃을 바꾸는 일은 경험해 보지 않아도 어려운 일이 분명하다. 물류센터의 기능을 바꾸는 것보다 새로운 센터를 작은 규모라도 추가로 오픈하는 것이 나을 정도다.

게다가 물류센터의 고정된 인력은 고정으로 투입되는 곳이 존재한다. 일용직이나 시간제 아르바이트 같은 인력으로 물류센터 변화를 위한 업무를 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