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은 디테일인데 그 디테일 다 어쩌고…

안녕하세요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 입니다. 이제 진짜 장마가 시작된 것 같네요. 물론 장마철이라고 해도 하루 종일 비가 오는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이어지는 만큼! 몸 건강, 정신 건강 챙기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흔히 이야기하는 리테일은 디테일에 있다. 리테일은 디테일에서 승부가 갈린다고 말하는 리테일의 디테일 부분을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머 지난주 글을 안 읽은 분들도 있겠지만, 역시나 주제를 잡았으니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지금부터 써봐야 알겠습니다.

Ps. 쓰고 나서 보니 다 아는 얘기 + 누군가를 까는 글이 되었습니다. 참고하세요.

근데 리테일은 디테일 요거 어원이 어떻게 되는지 못 찾았습니다. 혹시나 아는 분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수정(추가) 하겠습니다. 미리 고맙습니다.

얼마나 디테일 하냐! 대충 써보면

리테일은 디테일에 있다. 머 영단어상 발음 표시 부분에서도 느낌 있고, 실제로도 아주아주 중요합니다. 디테일은 모든 부분에서 필요합니다. 그저 매장이 있고, 그 안에 상품이 있고 그냥 가격표가 붙어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많이 알지만 혹자는 모르는 아니면 아는 분들이 생각하는 것과 제가 이야기하는 게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점 머 항상 깔고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우선 오프라인 매장을 기준으로 한다면 매장의 위치, 입지! 즉 어디다 매장을 열 것인가부터 가 중요합니다. 물론 어디라도 땅이 있어야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우선 출점 예상지, 주요 출점지부터 열심히 각 회사별 기준에 따라 추려냅니다. 기사나 여러 글에도 나왔지만 대형마트(할인점)을 기준으로 보면 매출, 상권이 겹치지 않는 곳 기준으로 해서 최초에는 배후 30만, 15만, 8만, 5만 이렇게 점점 축소되었습니다. 맨 처음에는 할인점 자체가 없었으니 웬만한 곳에 지으면 꽤나 장사가 되었고, 그러다 보니 점점 증가! 이전 기준으로는 출점 할 곳이 마땅치 않게 됩니다. 나만 출점 하는 게 아니라 경쟁사, 전혀 리테일과 상관없는 곳에서도 출점을 하니까요. 땅따먹기 싸움이 되고 미리미리 출점 후보지 땅을 매입하게 됩니다. 기존에 나름 상권이 있는 곳에 출점 하는 경우 상권이 더 활성화되고, 상권이 없던 약한 곳에 출점하게 되면 새로운 상권을 만들어 낼 만큼 할인점의 위력을 컸습니다.

TMI: 하이마트 출점 전략. 과거 하이마트는 이걸 잘 이용했습니다. 마트가 생기면 고객이 많이 오니까 바로 그 옆, 앞에 하이마트를 출점 했습니다. 마트 가는 길에 마트 정문에서 잘 보이는 곳에 하이마트가 존재. 이디야가 하이마트와 유사한 느낌으로 스타벅스 주변에 오픈하는 전략을 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니가 사면 스벅 내가 살땐 이디야 요런 말이 있기도 했죠(나만 아나요?)

추가로 요즘은 스타벅스가 워낙 많아져서 큰 의미가 없어지긴 했지만 스타벅스는 초기에 몰빵 출점을 주로 했습니다. 여전히 근처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고. 100개 매장을 100대 도시에 하나씩 하는게 아니라 서울에만 그것도 강남, 여의도, 종로 쪽에만 80개 부산서면, 해운대에만 20개 몰빵(실제 이렇다는 것은 아니고 설명을 위해서) 출점 했습니다. 초기에 스타벅스 있는 동네! 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고 회사 근처나 진짜 탑상권에만 있던 이유이기도 했죠.

강남의 스타벅스 매장들

이렇게 열심히 출점하고 나면 그 안에 상품을 채워야죠? 매장은 무한한가요? 당연히 아니오! 매장에 진열할 수 있는 상품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편의점은 3천~5천개, 대형마트는 5만개 정도 됩니다. 더 적은 경우가 더 많죠. 한정된 공간에 상품을 넣어야 하니 당연히 고객이 찾는 상품, 주변 상권을 반영한 상품을 잘~~~ 골라서 넣습니다. 편의점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3천~5천개 상품을 알뜰하게 골라서 넣었기 때문에 편의점에도 원하는 것들을 대부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큰 틀에서 구성은 비슷하지만 세부 상품과 진열이 다른 것도 그것 때문이죠. 거기에 장바구니 사이즈, 카트 크기와 카트 보관 장고! 가격표의 위치! 매장내에 각종 안내문, 특가 표시 등등 아주 섬세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빠르게 찾고, 그 과정에서 행사 상품을 보고 덥석 사도록. 최초 이마트가 할인점을 오픈 했을 때 진열대 높이를 여러 번 실험한 것은 아주 유명하죠. 해외에서 도입한 높~~은 렉은 한국 소비자에게 맞지 않으니 여러 번 수정 끝에 대략 160cm로 똭!

매장을 그냥 하는게 아니라 아주 디테일 함.

그리고 그 뒤에 행사 가격을 어떻게 하고 행사 투입 물량을 어찌할 지 등등 다 계획이 있습니다. 그것도 열심히 과거 데이터, 현재 경쟁상황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해서! 그 결과물이 매장에 가면 행사 상품을 굳이 찾지 않아도 오! 저게 행사 제품 이구만!! 하는 것도 동선상에 디테일 하게 작업한 결과물이죠. 특히 이케아의 동선은 무시무시 합니다. 강제 동선. 입구에 들어가면 이케아가 설계한 순서대로 쭈~~욱 봐야 합니다. 물론 중간에 일부 지름길이 (숨어) 있기는 하지만 들어가면 그대로 봐야 합니다. 물론 그것을 고객들이 불편하게 느끼지 않도록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보도록 만든 게 노하우이자 디테일!

이케아 동선 예시(캡처)

이렇게 열심히 필요한 것 그리고 눈에 띄는 것(행사 상품 등)을 사고 나서 계산대로 향하면 계산대에서 최후의 어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POS END 라고 하는 계산대에 딱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이죠. 주로 껌, 사탕, 초콜릿, 음료수, 휴지와 같이 그냥 하나 쓱 담을 수 있는 것들. 카트에 탄 아이가 계산 중에 하나 집어서 까먹거나 계산하는 상품과 같이 놓을 수 있는 아이템들이 똭! 있습니다.


온라인도 디테일은 당연

이런 구조가 오프라인 매장에만 있냐! 아닙니다. 당연히 온라인에도 반영되어 있죠. 쇼핑 앱을 딱 실행했을 때 보여주는 것부터 해서 고객 여정 맵! 이라고 최초 고객 유인에서 설치, 가입, 구매! 이후 재방문, 롹 인까지의 프로세스를 아주 잘 설계해 두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공들이는게 설치/가입! 그 중에 핵심은 역시 구매죠 구매. 우물에 끌고 가도 물을 먹일 수 없는 것처럼 열심히 설치하고 회원가입해도 사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많은 쇼핑 앱들이 그래서 첫 구매 혜택을 아주아주 세게 줍니다. 이건 머 사면 이득이 아니라 안 사면 손해인 것처럼 보이죠. 하나만 사도 무배에 인기 상품을 100원에 준다는데 일단 한번 사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사게 됩니다. 이 첫 구매 혜택을 그냥 설계하는 건 당연히 아니죠. 첫 구매 이후에 고객이 얼마나 더 살 꺼냐! 전체 회원가입, 구매 고객이 결국에 얼마나 쓰냐~ LTV 부동산 LTV 아니고. Life Time Value 고객이 평생(구매를 중단할 때까지) 얼마나 살 꺼냐를 따져서 그 안쪽까지 베팅합니다.

쿠팡이 초기에 회원가입만 하면 15,000원 할인 쿠폰을 뿌렸던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15,100원 사고 15,000원 쿠폰을 쓰면 되는 무지막지한 쿠폰질! 그래서 뽐뿌에 가족, 친지 명의도 다 가입했다는 글도 많이 올라왔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이모 등등. 이건 머 사실 공짜 수준이었으니까요. 회원가입! 만 한다면. 그럼 쿠팡은 왜 15,000원을 줬을까? 쿠팡이 계산한 LTV가 15,000원 이상이었으니까. 더 남길 생각도 손해보지도 않을 지점까지 싹 따 써버린. 물론 그 15,000원에 대한 기준은 말 그대로 쿠팡의 디테일.

배송에도 당연 들어가겠죠? The Tail

오프라인 매장에는 사실상 잘 없던 개념. 배송!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게임의 룰을 바꿨고, 또 새벽배송으로 새로운 판을 연 업체가 있습니다. 머 제가 강의 자리에서는 한번씩 말했지만, 쿠팡이 처음 로켓배송을 시작했을 때~ 저는 그 당시 기준으로는 간접 경쟁업체에 근무했었고, 열심히 계산한 결과 저건 머 그냥 냅둬야 한다! 는 결론을 냈습니다. 아무리 계산해도 숫자가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추정치와 과거 근무자, 여러 자료들을 봐도 쿠팡의 로켓배송 건당 단가는 초기에 만원 가까이 되었고, 그 이후에도 7~8천원 수준이었습니다.

TMI: 최근에는 일반 택배비 혹은 그 이하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당연히 도입하는 게 말이 안되는 일! 그 자체였죠. 물건 팔아서 얼마나 남는다고! 특히 직매입도 아닌 플랫폼에서 받는 수수료가 높아도 20%(일부 채널 제외) 인데 평균 객단가 3만원 남짓인데 6천원 벌라고 배송비에 8천원을 넣는 걸 할 수가 없는 일이었죠. 쿠팡은 아마도 아~~~주 장기로 계산했거나, 고객 만족, 고객 롹인 까지도 계산에 넣었을 겁니다. 신규 모객과 기존 고객 이탈방지에 들어가는 돈까지 배송비에 녹여서 한방에 꽉 잡겠다는 거죠. 그 결과 일부 기사에 나온 것처럼 쿠팡은 앱 설치 대비 이용율이 무려 90%에 달하는 결과가 되었죠. 당연히 꽤 오랜 시간과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 것 맞습니다. 여기 까지를 계산했는지는 별개.

새벽배송도 마찬가지. 새벽배송은 빠른 배송이 아니라 On Time 서비스라고 봅니다. 얼마나 빨리 가져다 주냐가 아니라 내가 그 상품을 온전히 처리할 수 있는 시간에 주는 것. 저녁 시간에 딱! 맞춰서 가져다주는 것과 새벽 중에 가져다주면 되는 것에 들어가는 비용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 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딱딱 가져다주는 방법은 각자 하나씩 보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퀵 서비스가 비싼 이유죠. 정해진 곳에 똭똭 가져다주니까

TMI: 이 퀵(오토바이)을 활용한 여러 배송 서비스(음식 배달 아니고, 배송)가 있는데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이건 머 내가 해봐서 아는데 라고 하면 안되고 계산이 되긴 하는데 그 계산이 되려고 하면 물량이 많아 져야 하고 그 물량을 바이크로 감당하려고 하면 상품이 아주 작아 지거나 물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딱딱 그 시간에 거기 나와있어야 합니다. 사무빌딩에 퀵으로 서류 배송 갔을 때 입구에서 방역절차에 따라 쓰고 온도 체크하고 엘리베이터 기다려서 올라갔다가 다시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와서 나오면? 이론 계산상 시간이 안 맞습니다. 그럼에도 이걸 해결하는 곳이 나올 가능성이 0은 아니지만. 단순히 한정된 공간을 차량이 아니라 뒷 골목도 쉽게 다니는 바이크로 샤샤샥 배송한다는 것은 놓치는 부분이 참 많이 있습니다. 물론 충분한 비용을 받으면 되는데 고객(화주)이 원하는 것은 택배와 유사한 가격에 빠른 서비스이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원래 새벽배송으로 돌아오면 산지에서 똭 신선하게 가져온 상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효율적으로 가져다줄 수 있는 상황은 차량이 아주 적은 상태! 고객이 직접 수령하지 않고 그냥 비대면으로 놓고 온 닷! 하면 되는 상황. 이 두가지 조건에 딱 맞는 게 심야~새벽입니다. 새벽 3시에 직접 수령하겠다는 사람도 없고! 새벽 5시에는 차가 막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요 부분을 잘 이용한 디테일!

그런데 그저 빠른 배송, 새벽배송만 따라하니까…

이런 디테일이 있는데 그저 멍~~하게 보고 있다가 배송 경쟁이 심해지고, 그저 빠르게 보내면 되는 줄만 알고 겉만 따라하는 상황에 있는 곳이 많이 보입니다. 전체 프로세스가 그에 맞게 설계되고(전체가 안되면 해당 상품이나 지역이라도) 그 빠른 배송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장기적인 투자인지, 마케팅 용인지 나중에 회수할 방법은 있는지 일단 부어서 경쟁사가 무너질 때까지 할 것 인지 등이 있어야 하는데 요새 머 상품도 다 비슷하고, 앱도 충분히 깔게 한 것 같고, 가격으로 하는 것도 이제 잘 안 먹히고 이제 남은 건 배송밖에 없구만! 우리도 빠른 배송, 당일 배송, 새벽배송, 이륜차 활용한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서비스 도입하고!! 우리가 안 해서 그렇지 그냥 하면 막 바로 다 따라잡는 다구~ 이런 환상에 빠져 있는 것 같은데 큰일납니다.

참고. [단독] 동원F&B도 새벽배송 중단

원래 하던 그 세심함, 고객 관점에서 매장을 보고 상품을 배치하던 디테일은 다 어디다 두고! 그저 따라하기만 급급 해졌는지. 세부 운영에서 세는 곳 천지에 고객 불만을 대처하지도 못하고(자체 서비스가 아니라 외부 업체 랑 하니까) 그저 돈만 쓰고 결국 일부는 서비스 종료하고… 이러는 지 모르겠어요. 그 와중에 또 잘할 수 있는 업체와 하는게 아니라 결국 해야 하는 계열사와 서비스해야만 하고 등등 언제까지 잔고가 남아 있어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계산을 해봤는지 모르겠지만 그 계산 새로 해야 할 겁니다. 지금 당장.

리테일은 디테일이고 그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커머스가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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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의

쓰리알랩스 대표(현). 롯데마트 창조혁신팀(사내 컨설턴트), 11번가 전략기획실, GS홈쇼핑 e상품전략팀, 11번가 마케팅전략팀, 위메프 기획조정실장, 원더스 CMO 등 온오프라인 커머스를 다양하게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짜유통연구소(진유연)를 설립했습니다. "입금이 아이디어를 만든다" 필명은 커머스가이 입니다. 유통/물류 기업 컨설팅 및 외부 기고, 강연 다수 진행. 창업 경진대회 심사위원 및 멘토링 진행 경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