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 마케팅의 시대, <광고 속 물류 이야기>

TV나 포털, 각종 SNS 등 매체에서 ‘물류’를 주제로 한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주로 대형 유통기업이나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경쟁 적략으로 내세운 ‘배달(delivery)’, ‘콜드체인(cold chain)’ 과 같은 서비스가 주된 내용이다.

광고는 그 시대의 유행을 관통한다. 동시에 그 해 ‘오너(광고주)의 경영철학’이 가장 잘 반영된 15초 스토리 보드(story board)라고 말한다. 그래서 광고를 잘 살펴보면 해당 기업의 수장이 가장 공들이는 사업(서비스)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이번 글은 ‘광고 속 주인공이 된 물류’에 대한 이야기다.

 

물류, 광고의 주인공이 되다

신세계나 롯데처럼 대형 유통기업부터 쿠팡, 배달의 민족,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광고를 유심히 살펴본 적이 있는가. 독자의 기억이 감감할 수도 있겠다. 광고에 출현한 배우를 나열하면 기억을 찾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소개한다.

지난해 배우 공유, 공효진 씨는 신세계의 ‘쓱(SSG닷컴)’ 시리즈에 출연했다. 같은 시기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가 합작으로 선보인 ‘옴니쇼핑’ 광고에는 인기 예능 ‘나 혼자 산다’의 출연진 전현무, 박나래 씨가 등장했다. 최근에는 배우 전지현 씨가 신선식품 이커머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과 ‘풀콜드’ 편에서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기억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를 외치던 배우 류승룡 씨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음식 배달 광고에 나왔다. 같은 배달앱 주자인 배달통은 배우 마동석 씨에 이어 개그맨 김준현 씨가 광고 바통을 이어갔다. 요기요는 가수 선미 씨가 맡고 있다. 당대 최고의 연예인들이다. 출연료도 비싸다.

음식배달 앱 배달통 광고. 출처: 배달통

이들 광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빠른 배송’이나 ‘품질 관리’ 등 기업마다 차별화로 내세운 ‘물류’ 서비스가 있는 점이다. 업체마다 간판 배우들만 다를 뿐 광고의 전달 메시지는 배달, 배송 등 물류가 중심이다.

 

물류, 차별화 요소가 되다

물류가 광고 속 단골 주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통시장에서 해답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제품의 혁신에서 최저 가격 등 원가 경쟁력을 내세웠던 유통산업이 최근에는 속도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그 신호탄은 쿠팡 로켓배송처럼 이커머스에서 시작된 배송 전쟁이다.

소비자들은 사고 싶은 제품을 가장 저렴하고 가장 빠르게 받고 싶어 한다. 소비자들은 포털에서 제품을 검색하면 ‘어디서’, ‘얼마에’ 판매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어떤 소비자들은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직접 확인한 뒤, 해당 제품의 모델명을 바로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가장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한다. 이렇듯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된 이유는 소비자의 합리적 소비 추구와 그 경험에서 비롯된다.

SSG닷컴 광고 “오전에 장 보면 오늘 쓱~ 배송”. 출처: SSG닷컴

 

‘어디서’, ‘얼마에’가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기준이 됐다면, 최근에는 ‘얼마 만에(얼마나 빠르게)’ 갖다 주는지가 또 다른 구매 기준으로 추가됐다. 한마디로 이커머스를 선택하는 기준이 배송 속도, 즉 ‘소비자들의 물류 서비스 경험’으로 확장된 것이다. 해외에서는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앞서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들의 물류 분야에 대한 투자 및 기술 개발이 급증하고 있다. 속도 중심의 유통 혁신은 물류 로봇, 배송 로봇, 드론 배송 등 물류 산업 전반의 기술을 혁신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물류, 기업의 브랜드가 되다

당일배송, 새벽배송, 바로배송에 이어 도심형 창고, 로봇과 같이 자동화 물류시설이 이커머스의 또 다른 브랜드가 되고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과 마켓컬리의 새벽 배송이 그렇다. 며칠 전에는 신세계 SSG닷컴이 새벽 배송 진출을 공식화했다. 그 뒷단에는 온라인 전용 최첨단 물류센터 네오가 있다. 입고부터 출고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롯데도 조만간 영국의 신선식품 이커머스인 오카도(ocado) 모델을 참고한 자동화 물류센터를 선보여 새로운 배송 모델을 브랜드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유통업체들 뿐만이 아니라 스타트업도 물류를 브랜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어떤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물류에서 착안된 곳도 있다.

 

24시간 온라인 편의점 ‘나우픽’은 해당 지역 내 24시간 배송을 간판에 내세웠다. 주문과 동시에 30분 내 모든 배송을 약속하고 있다.

모바일 세탁 서비스인 ‘런드리고’는 고객이 세탁물을 당일 밤 12시까지 맡기면, 다음 날 12시까지 하루 만에 모든 빨래를 완료해 다시 문 앞까지 배송한다. 이 회사의 조성우 대표와 주요 임직원들은 우아한형제들에 인수됐던 정기배송업체 덤앤더머스 출신들이다.

또 고스트키친, 클라우드키친 등 공유 주방 스타트업들은 배달만을 위한 메뉴 개발과 조리를 선언하고 있다. 사업모델 자체가 배달 전용 온라인 키친 플랫폼에 기반한 것이다.

고스트 키친은 ‘배달을 위한 공유 주방’을 캐치프레이즈로 메뉴부터 조리까지 사업모델의 핵심을 모두 배송에 초점을 맞췄다. 출처: 고스트 키친 페이스북

 

물류, 개념 소비의 문화가 되다

물류가 광고 속 주인공이 되는 시대이다. 대형 물류기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광고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물류가 유통이나 제조업, 그리고 스타트업에게 경쟁사와의 차별화 요소로 재해석되고 있다. 또 어떤 업체들에게는 비즈니스 모델이자 서비스 브랜드가 되고 있다.

 

속도 경쟁에서 이제 물류는 이커머스들의 ‘가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신선식품 구매가 늘면서 제품의 안전한 배송을 위해 사용되는 과다한 포장재 사용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환경 이슈로 떠올랐다. 업체들은 부랴부랴 친환경 포장재와 전용 운반구 사용 및 회수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준비 중이다.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 경향이 개념 소비, 이른바 ‘착한 소비’로 이어지는 것을 대비한 것이다. 물류 서비스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가늠자가 되고 있다.

이커머스 발(發) 배달 혁신이 물류의 역할과 존재감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CJ오쇼핑의 친환경 포장재. 출처: 오쇼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