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과 물류]⑥ 적하보험과 디지털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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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① IoT 장비 도입은 왜 느린가

② 문제가 있습니다.

③ 공급망 효율화, 대체 무엇이길래?

④ 숨은 복병, 물류 보안

⑤ 당신이 몰랐던 콜드체인 이야기

⑥ 적하보험과 디지털 혁신

적하보험과 디지털 혁신

지난 3월 23일 발생한 에버기븐호 수에즈운하 좌초 사건은 수로가 막힘과 동시에 막대한 통항 저하를 초래함으로써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사건입니다. 선사의 보험을 인수한 P&I 클럽과 이집트 당국 간 수개월의 줄다리기 끝에 지난 7월 4일, 공식합의가 발표되며 일단락되었습니다. 배상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억4000만 달러선 결정되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은데요, 이는 한화로 무려 6,200억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워낙 여파가 적지 않았기에 평소에 관심이 없던 분들도 기사들을 보시고 P&I나 해상 보험 분야를 간접적으로라도 접하는 계기가 되셨을 텐데요, 오늘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보험과 IoT의 관계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캐롯손해보험 로고

위는 캐롯(Carrot)손해보험사의 로고인데, 이 회사는 한화손해보험, 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 현대자동차 등의 기업들이 투자하여 설립한 디지털 보험사입니다. 이름에서 묻어나듯이 영업점이 없어서 온라인으로 상품 설명을 보고 가입을 하며, 특히 자동차 보험인 ‘퍼마일’의 경우 가입 후 ‘캐롯플러그’라는 조그마한 GPS 장치를 받게 되는데 차량 시가잭에 꼽으면 위치를 보험사로 자동으로 전송합니다.

캐롯플러그(출처 캐롯손해보험)

이 장치는 차량 운행 시 사용자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보험사에 전송하는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가치가 발생합니다. 이를테면 차량 운행 거리만큼 보험료를 내게 되는데, 운행 거리를 증명하기 위해 운전자가 직접 증명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며, 긴급출동 시에는 장치의 ‘SOS버튼’ 하나만 누르면 차량 위치까지 현장 서비스팀이 알아서 찾아오게 됩니다. 또한 패턴을 분석하여 운전습관을 볼 수도 있는데, 앞으로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떠한 상품이 출시될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현재 캐롯손해보험은 단기간에 2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이는 전 세계 보험시장을 보아도 매우 빠른 성장 속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원자재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캐롯플러그 공급이 중단된 상황에서 달성한 결과로,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가 기대됩니다.

자동차보험 발전 양상


해상보험의 사정은 위에 살펴본 자동차 보험과는 판이한데요, 사고 조사만 보아도 일반적으로 물류 사고는 많은 이해당사자가 있으며 발생 개소와 시점도 알 수가 없어 원인 규명이 매우 힘들고 구상권 청구가 어렵습니다. 또한 객관적 데이터가 없다 보니 손해율 산정이 어려워 보험사 입장에서도 일은 많고 수익성이 높지 않은 시장이며, 화물과 경로 리스크에 따른 인수거부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물류 시장에서 IoT는 어떻게 보험과 결합하여 활용될 수 있을까요? 위 고민에 대한 답을 이미 해외에서 내놓았다고 할 수 있는데, 먼저 해상보험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해상보험은 대표적으로 선박보험적하보험이 있습니다. 선박보험은 ‘선박의 물적 피해와 비용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으로, 에버기븐호 사건 때 언급되었던 P&I(Protection and indemnity insurance) 역시 선박보험에 해당하는 종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적하보험은 운송물을 보험의 목적으로 하는 보험인데, 쉽게는 화물에 대한 손상을 화주가보상 받는 해상보험의 종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해외 유수의 보험사들에서 IoT와 결합한 상품이 활발하게 내놓고 직접 판매까지 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이 글을 잘 이해하기 위하여 운송인과 화주의 경쟁 관계, 면책과 로컬룰 등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더 좋지만, 일단은 IoT가 줄 수 있는 가치 위주로 쉽게 설명하겠습니다.

첫 째로 IoT는 손해율 감소를 위해 활용될 수 있습니다. IoT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통신을 활용한 연결성인데, 일차적으로는 이 덕분에 실시간 감지를 활용하여 사고 자체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 또는 조치가 가능합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손해율과 보험료 감소로 이어지며 보험사는 물론 화주사에게도 여러 방면으로 이익이 되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는 사고 시에 조사를 위한 소요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 시 보험사 입장에서는 발생 개소와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단계를 거치는 물류 특성상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는지 알기가 쉽지 않고, 또한 알 수 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협조 없이 데이터 확보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여러 단계에 걸쳐 검토하다 보면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할당되며, 이 때문에 보험사는 바빠지게 되고 소송까지 가게 되면 비용 역시 증가하게 됩니다.

사고조사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뒤따른다.

만약 해당 사고의 내용이 IoT를 통해 수집되고 저장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특정 구간에서 화물에 손상이 발생했다면 IoT 장치를 통해 언제, 어디에서 어떠한 직접적 원인이 있었는지 손쉽게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구상권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패턴 분석을 통해 경로별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가령, 보험사에서 모든 화물별로 경로를 일일이 보고 대응하여 최적의 보험 조건을 산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과거 해외 모 보험사가 들쭉날쭉한 리스크 관리를 하고자 매우 큰 예산을 들여 연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한 사례가 있습니다. IoT 기반 서비스 플랫폼에 쌓인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직접적인 위험 경로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데, 사건 발생 개소 및 빈도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리스크 산출이 가능합니다.

결국에는 보험사는 IoT 기반 서비스를 통하여,

– 손해율을 줄이고,

– 사고조사 비용과 시간을 낮춤으로써 바쁜 인력을 더 중요한 업무에 할당할 수 있고,

– 리스크 관리를 통하여 보험료를 낮춤으로써 관심이 없는 non-customer를 끌어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수거부를 줄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활용 사례가 많은데, 중요한 것은 해외에서는 이미 IoT를 통하여 프리미엄과 공제조항 개선을 수년째 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산업별/분야별로 특화된 ‘IoT 결합 적하보험 상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단순 IoT 기반 모니터링이 아닌, 빅데이터 기반 패턴 분석과 리스크 산출을 통한 보험 분야 활용에 대하여 간략하게 적어보았는데 너무 어렵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자주 받는 연락 중에, ‘장기간 해결이 되지 않는 물류사고’로 인한 고객사와의 트러블 때문에 저희를 찾아오시는 경우가 상당히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IoT를 도입하실 때에는 취약 개소에 적합한 데이터가 수집되는지, 데이터 신뢰도와 함께 저장되고 전시되는 형태는 적절한지,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 가능한지 등의 사항을 사전에 종합적으로 검토하시어 보다 가치 있는 기술 활용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호영

X writer

이 호영

위성정보통신장비 분야의 경험이 근간이 된 물류인입니다. IoT 기반 빅데이터, 인공지능 물류 플랫폼을 서비스하기에 앞서 현장의 사람들과의 소통에 더 귀 기울이고자 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물류 현장의 실무진들과 어떻게 배우고, 또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경험과 지식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