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과 물류]⑤ 당신이 몰랐던 콜드체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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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① IoT 장비 도입은 왜 느린가

② 문제가 있습니다.

③ 공급망 효율화, 대체 무엇이길래?

④ 숨은 복병, 물류 보안

⑤ 당신이 몰랐던 콜드체인 이야기

콜드체인은 일명 ‘신선 물류’라고도 부르는데, 모두가 한 두번씩은 들어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온도에 민감한 화물의 유통 전 과정을 아우르는 물류 용어인데요, 식품부터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많은 제품들이 콜드체인시스템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신선식품의 경우 화물을 온도 별로 구분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0 ~ 4 °C사이의 ‘냉장 화물’. 그리고 영하에 보관하는 ‘냉동 화물’ 외에도 ‘정온’, ‘고온’ 그리고 매우 낮은 온도의 ‘급속 냉동 화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콜드체인 섹터는 화물의 가치가 비교적 높아 일반 물류 부문보다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발 맞추어 스마트 패키징 등 다수의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송 단계의 모니터링은 아직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인데, 오늘은 리퍼 컨테이너로 이야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리퍼 컨테이너는 국제 콜드체인 물류에서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운송 방법 중 하나인데, 1876년 찰스 텔리어가 냉장 시스템 탑재 박스를 발명한 뒤로 1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도화, 표준화되면서 발전해왔습니다. 우리말로 냉동 컨테이너라고도 부르는데, 사실 온도를 30도 이상 상온으로 설정할 수도 있어 “Air temperature controlled” 컨테이너로 부르기도 하며, 화물의 온도를 바꾸기 보다는 원래 화물의 온도를 ‘유지’하는데 성능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관리 소요가 큰 리퍼컨테이너


리퍼 컨테이너는 내부 공조장치에서 냉기 또는 열기를 발생시켜 컨테이너 내부의 온도를 맞추며, 벽체는 일반 컨테이너와 다르게 폴리우레탄으로, 단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운송시에는 상시 전원을 연결하여야 하며, 공조장치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을 하여야 합니다.

이와 같이 리퍼 컨테이너는 일반 드라이 컨테이너와 목적과 구조가 다르기에 제작 단가와 운용 소요가 크며 이는 높은 운송비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리퍼 컨테이너 운송 요금은 드라이 컨테이너 대비 30% 이상 높습니다.

콜드체인 화물은 일반적으로 온습도 민감도가 높기에 컨테이너에 이슈가 발생하면 많은 경우 화물 품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냉장·냉동 화물은 온도가 높을 경우 부패되기 쉽고, 냉장 화물은 너무 차가운 경우 동해나 냉해를 입을 수도 있는데 이는 항만에서 선박에 싣기 전에 전원을 너무 일찍 끊거나 실수로 컨테이너를 선박에 싣지 못한 경우 발생 가능합니다.

신선식품의 경우 산지부터 소비지까지의 감모율이 높은데, 식품의 경우 첫 생산지부터 식탁에 오를 때까지 평균적으로 25~30 %가량이 유통 과정에서 쓸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양인데, 이것을 개선할 수 있다면 전 지구적으로 많은 양의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컨테이너 운송 단계에서도 상당히 많은 손실이 발생하는데, 사고가 발생한 경우 화주의 선택은 보통물류사의 책임을 묻든가, 보험을 들어 해결하는 경우가 있지만 모두 원천적인 해결이 어렵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리퍼 컨테이너의 운송 중 손실, 과연 데이터를 통해 어떠한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빽빽한 적재 상태

첫 번째는 적재 또는 적입 방식입니다.

리퍼 컨테이너는 내부 공기 순환이 잘되어야 온도가 고르게 유지되겠지만, 지점에 따라 온도차가 큰 경우가 있습니다. 틈이 전혀 없이 가득 적재한 경우에 많이 발생하며, 주로 온도가 높은 문쪽이나 공기가 들어가지 않는 안쪽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공조장치는 정상 온도로 인식하는데 IoT 장비는 위치에 따라 상이한 측정값을 보여주게 되며, 결국 공기가 통하지 않는 쪽은 온도가 맞지 않아 품질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또한 화물을 적절하게 잘 실었다 해도, 적입 시 사전 냉각되지 않은 컨테이너를 사용하였거나 공조장치를 늦게 켠 경우에도 화물이 높은 온도에 고스란히 노출되게 됩니다.

센서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컨테이너 상태 문제입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고객사의 화물 온도가 출발지에서부터 설정 범위를 크게 벗어나서, 모니터링 플랫폼에서 지속적인 경고를 내보내고 있었습니다. 물류사 및 선사와 여러 번 확인해보아도 컨테이너의 온도 표시는 정상으로 나오고 있다고 하니 화주 고객사도 저희 장비가 이상한 것 아니냐고 이야기 합니다. 후에 컨테이너를 열어보니 도어 주변에 얼음이 얼어붙어 있었는데, 정밀하게 들여다보니 도어 고무 가스켓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컨테이너는 구조상 도어에 열이 이동하는 통로인 열교(Thermal bridge)가 많아, 공조 장치 쪽과 반대편 도어 부근의 온도차가 5 °C 정도 나는 것이 보통입니다. 특히 도어에는 새는 공기를 막기 위해 경제적인 EPDM(Ethylene-Propylene Diene Monomer) 고무 가스켓을 적용하며, EPDM의 온도 수용 범위는 -51 ~ 140 °C로 저렴한 가격에 강한 온도 저항력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EPDM은 내화학성이 약하여 기름 성분에 약하고, 수명이 비교적 짧아 자주 교체해줘야 하는 것이 단점이며, 상태가 좋지 않은 컨테이너가 사용될 경우 원하는 단열 성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EPDM

세 번째는 충격입니다.

흔히들 콜드체인과 충격과는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에도 저희가 모니터링 하던 컨테이너에서 강한 충격이 감지되었고, 해당 충격 이후 측정값 그래프가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고객사에게 확인을 권고하였지만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도착지에서 화물의 상당 부분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요?

손상된 컨테이너 박스

바로 충격으로 인해 컨테이너 박스가 손상을 입은 것입니다. 이로 인해 외부 단열이 깨지게 되었고, 온도의 급격한 상승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이 사례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온도 문제라고 하면 공조 장치를 원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위에 보셨듯이 사고는 의외의 곳에서 생길 수 있으며, 콜드체인 특성상 케이싱 자체의 문제에 기인한 경우도 상당합니다. 다만, IoT기반 솔루션을 활용한다면, 이는 그리 어렵지 않게 잡아낼 수 있는 문제이며, 많은 경우 현장 조치까지 가능합니다.

사후에 대응하던 것이,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손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항공 화물의 경우 역시 사정은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억대에 달하는 의약품 화물이 폐기된 사례도 다수 있으며, 사용하는 데이터 로거 혹은 IoT 솔루션 구현 상의 각종 에러들로 인하여 반쪽짜리 모니터링이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7화에 다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계적인 생활수준의 향상, FTA와 글로벌 밸류 체인 확산 등의 영향으로 연평균 15~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콜드체인 화물, 이제는 IoT 기술의 적용을 통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각종 사고와 손해에 대하여 다루었는데요, 다음화에서는 적하보험에 대해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 호영

X writer

이 호영

위성정보통신장비 분야의 경험이 근간이 된 물류인입니다. IoT 기반 빅데이터, 인공지능 물류 플랫폼을 서비스하기에 앞서 현장의 사람들과의 소통에 더 귀 기울이고자 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물류 현장의 실무진들과 어떻게 배우고, 또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경험과 지식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