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과 배민, ‘로컬 커머스’에서 맞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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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맛기행

안녕하세요, 28일 군산을 시작으로 부안, 목포, 나주를 거쳐 광주에서 뉴스레터를 쓰고 있는 엄지용입니다. 평소 하루 1식을 하고 있었는데, 이틀째 하루 세 끼 이상 챙기며 잔뜩 먹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하루 세 끼 안 먹는 건 남도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이틀 전 군산에선 잡채용 고기가 들어간 짬뽕을 먹었고요. 대구식, 강릉식 짬뽕과는 다른 신비로운 맛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육개장과 매운탕이 섞인 국물 맛이 어떻게 나나 참 오묘합니다.

어제 목포에선 세발낙지, 전복 탕탕이에 지역 소주 보해골드를 곁들였습니다. 탕탕이 계란밥을 간장게장 등딱지에 얹어 비벼먹는 맛이 아주 훌륭했고요. 23도짜리 보해골드는 10년 전 참이슬레드 맛이 났는데 추억 돋더군요.

오늘 아침 나주에선 110년 역사의 나주곰탕집에서 국밥 한 그릇 하고 왔습니다. 수육곰탕이래서 고기가 많이 들어간 곰탕인가 시켰는데 ‘머릿고기’가 들어간 곰탕이더군요… 살코기를 원한다면 그냥 곰탕 드시길 권합니다. 어쨌든 100년이 넘는 역사의 포스에 압도당했습니다.

오늘 저녁엔 광주 송정시장에서 암뽕순대 국밥을 먹으려고 하는데요. 혹 커넥트레터 구독자 여러분께서 보시기에 더 괜찮은 메뉴가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광주에선 처음이자 마지막 식사가 될 것 같은데, 맛있는 거 먹고 싶어요.

어쨌든 광주를 둘러보려면 빠르게 뉴스레터를 마무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오늘의 뉴스픽 시작합니다.

위클리 뉴스픽 :                 

페이, 배송, 그리고 쇼핑

당근마켓이 본격적으로 ‘커머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지난 10월 28일 ‘당근쇼핑’, ‘당근커머스’, ‘당근프레시’, ‘당근스토어’ 등 커머스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고요.  

당근마켓의 커머스 사업 관련 상표권

현재 서울 송파구와 관악구, 그리고 강원도 원주시(일부 지역)에서 ‘커머스’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아직 커머스 사업의 공식적인 서비스명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당근마켓 내부에서는 ‘로컬 커머스’라 부르더군요.

[함께 보면 좋아요! : ‘6년째 적자’ 당근마켓, 커머스 상표권 출원…수익성 확보 나선다, 조선비즈]

아쉽게도 제가 거주하는 인천엔 당근마켓의 ‘로컬 커머스’ 서비스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인천 당근마켓에 ‘커머스’ 비슷한 게 없던 것은 아닌데요. 지역상인들은 당근마켓에 커머스 기능이 있든 없든 알아서 그들의 가게와 상품을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당근마켓에 이커머스 기능이 안 달려있으니, 외부 판매채널로 고객을 유도하는 식으로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배달의민족 상품링크를 달아놓더군요.

이미 당근마켓은 지역 상인들의 판매채널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행태를 보면서 속이 터진 당근마켓이 커머스를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당근마켓 안에서 상품 결제와 구매, 배송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설계한다면 굳이 당근마켓 사용자들이 외부 판매채널로 이동해서 구매를 하는 번거로움, 외부 채널 링크를 달아놓고 판매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질 테니까요.

‘로컬’에서 찾는 특이점

당근마켓식 커머스의 시작점은 ‘비즈프로필’입니다. 비즈프로필은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만들 수 있는 일종의 ‘사업자 계정’입니다. 당근마켓은 로컬 커머스를 구현한 지역 사업자들의 비즈프로필에 상품을 올려서 판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당근마켓은 ‘비즈프로필’이 특히 활성화된 지역을 골라서 커머스 사업 테스트를 시작했다고요.

당근마켓에 따르면 현재 커머스에서 주로 판매되는 상품은 ‘장보기’ 카테고리입니다. 비즈프로필’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겸하는 식료품점, 반찬가게, 밀키트 전문점들이 당근마켓 커머스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니까 당근마켓 커머스와 여타 커머스 플랫폼의 차이가 있다면 ‘지역’입니다. 지역 상점과 지역 소비자를 연결합니다.

길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한 번 직접 보는 게 좋겠죠. 아래는 제가 관악구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전달 받은 당근마켓 로컬 커머스 인터페이스 스크린샷입니다. 배달의민족의 로컬 커머스 서비스인 ‘B마트’의 그 모습이 떠오르지 않으세요?

당근마켓의 로컬 커머스(위)와 배달의민족의 B마트(아래) 인터페이스 비교

물론 당근마켓이 B마트처럼 직매입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당근마켓은 커머스 사업에 있어 ‘직접 유통’을 하지 않습니다. 동네 상점과 동네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중개’에만 집중합니다.

비즈프로필에 상품을 올린 사업자들은 판매가격과 최소주문금액, 배송비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고요. 이커머스라면 당연히 수반되는 물류 또한 알아서 합니다. 예컨대 상품을 결제한 고객이 매장까지 방문하여 상품을 픽업하도록 할 수 있고요. 외부 배달대행업체를 사용하든, 사장님이 직접 자가용으로 배달을 하든 배송 서비스를 붙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 당근마켓이 개입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매장에 방문하여 직접 사가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비즈프로필을 운영하는 사업자도 있지만, 배송 서비스를 원하는 분도 있습니다. 현재는 사업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배송을 연계하고 있고, 당근마켓이 배송 서비스를 연계하진 않습니다. 저희가 파악하기로 어떤 두부가게는 아내분이 가게를 운영하고, 남편분이 직접 배송을 나가더군요(당근마켓 관계자)”

여기서 ‘배달의민족’의 초기 형태가 생각나지 않나요? 배달의민족 또한 초기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만 제공했습니다. 그 때는 사장님이 알아서 물류 방식을 선택했죠. 알바를 고용하든, 배달대행업체를 쓰든, 직접 배달을 나가든 말입니다. 이 구조는 2015년 우아한형제들이 배달대행업체 두바퀴콜을 인수하고 ‘배민라이더스’가 등장하면서 바뀌기 시작합니다.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이 직접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추가됐습니다.

결제와 물류, 연결의 가능성

향후 당근마켓의 로컬 커머스는 어떤 형태로 발전할까요? 여기선 상상력을 한 번 보태보죠. 당근마켓은 이번 커머스 관련 상표권 출원을 하기 전인 지난 2019년 1월 ‘결제’와 ‘물류’ 관련 상표권도 출원했습니다. ‘당근페이’와 ‘당근배송’이라는 이름이었죠.

당근페이, 당근배송 관련 상표권 출원 목록

당근페이는 지난 11월 ‘제주 지역’에서 처음 오픈했습니다. 제주에서는 중고거래시 이용할 수 있는 송금 기능을 먼저 선보였고요. 추후 ‘간편결제’까지 확장한다는 것이 당근마켓의 계획입니다. 서비스 지역 또한 제주를 넘어서 전국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계획이고요.

현재 당근마켓의 커머스에는 외부 PG사의 서비스를 통해 ‘결제’ 기능이 붙어있는데요. 당근페이가 본격적인 확장을 한다면 자연스레 커머스에도 당근페이가 연동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쿠팡에 쿠팡페이가 붙고, 배민에 배민페이가 붙고, 네이버에는 네이버페이가 붙는 것처럼 이건 너무나 당연한 행보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결제 서비스 ‘당근페이’ 선보인 당근마켓…‘흑자 전환’ 길 열릴까, 한겨레]

당근배송은 2021년 4월 서울 송파구에서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비대면 중고거래시 이용할 수 있는 배송 서비스로, 지역주민을 배송인으로 활용한 ‘크라우드소싱’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당장은 당근배송 네트워크의 규모가 크지 않아 무리가 있겠지만 향후 충분한 규모를 만든다면 이 망 또한 커머스와 연계된 배송망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직접 물류를 확충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물류업체와 제휴를 하여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이미 당근마켓이 지역 용달차주의 물류 서비스를 중고거래시 추천해주는 것처럼요.

[함께 보면 좋아요! : 당근배송 ‘당근맨’ 파헤치기! “일당 15만원?”, 바이라인네트워크]

커머스 하기에 충분한 ‘네트워크’

사실 당근마켓은 이미 커머스 하기에 충분한 ‘네트워크’를 갖췄습니다. 말인즉 장차 커머스 사업이 본격화 됐을 때 전환 가능한 충분한 ‘판매자’와 ‘구매자’의 네트워크 규모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판매자 네트워크부터 살펴보죠. 당근마켓에 따르면 ‘비즈프로필’에 가입한 동네가게는 12월 기준 40만개에 달합니다. 당근마켓은 ‘동네가게’ 숫자만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뺨을 때리고 있습니다. 2021년 3분기 기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숫자가 47만명인데, 거기 살짝 못 미치는 숫자를 비즈프로필 론칭 11개월만에 만들어냈습니다. 동네 식료품점, 동네 슈퍼마켓, 동네 빵집, 동네 옷가게 등을 통해 이미 ‘상품 판매’를 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당근마켓을 통해 이커머스 판매자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당근마켓 비즈프로필 관련 주요 데이터 ⓒ당근마켓

소비자 네트워크도 한 번 볼까요. 당근마켓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비즈프로필 이용 횟수는 총 2억건, 이용자수는 1300만명입니다. 이 중 600만명은 한 달에 평균 1번 이상 비즈프로필을 통해 34만건의 동네가게 소식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미 1300만명입니다. 대한민국 이커머스 플랫폼 중에서 이 정도 사용자를 보유한 업체는 쿠팡, 네이버 정도를 제외하면 없습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2021년 7월 데이터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월순방문자수는 1500만명을 넘었습니다. 이들이 앞으로 당근마켓의 ‘로컬 커머스’까지 이용할 수 있는 잠재고객이 됩니다.

2021년 7월 기준 사용자 TOP10 쇼핑앱 ⓒ아이지에이웍스

이쯤 된다면 당근마켓이 커머스를 안 하는게 오히려 이상해보일 수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이미 로컬 단위의 밀도로 전국을 압도하는 트래픽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로컬’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 상권과 주민을 연결하는 ‘비즈프로필’이 커머스까지 자연스레 확장하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당근마켓에서 만난 ‘공유경제’의 궁극체, 커넥터스]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배민이라고 가만히 있겠어요?

지난 커넥트레터에서 배달의민족이 배달앱이 아닌 ‘커머스’를 넘본다는 이야기를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말을 빌려 전한 적이 있었죠. 배달의민족의 대표 커머스 라인업으로 ‘B마트’와 ‘전국별미’, ‘배민쇼핑라이브’ 등을 소개했고요.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달의민족VS요기요, 대표 초대석, 커넥터스]

최근 배달의민족에 또 다른 커머스 전선이 생겼습니다. ‘배민스토어’라는 이름입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21일 강남지역에서 배민스토어를 출시하고 순차적으로 서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 배포하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민, 신발·화장품도 배달한다…’배민스토어’ 시범 운영, 뉴시스]

배민스토어는 B마트와는 다릅니다. B마트는 우아한형제들이 직매입한 상품을 직접 운영하는 물류센터에 재고로 보관해두고, 직접 운영하는 배송망을 통해 빠르게 배송하는 서비스입니다. 물류창고와 배송망을 모두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합니다.(최근 배달대행업체의 제휴망이 섞이고 있긴 합니다.)

반면 배민스토어는 ‘마켓플레이스’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업체가 배달의민족에 입점하여 상품을 판매합니다. 현재 올가홀푸드, 꾸까, 아리따움, 폴더 등이 배민스토어에 입점하여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요.

배달의민족 앱 내부에서 이용 가능한 배민스토어

배민스토어는 배달의민족의 수익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즈니스라 봅니다. 물류 운영비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B마트와 다르게 큰 비용 부담 없이 ‘판매 수수료’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여기 나오기 때문입니다. 덩달아 고객의 상품 선택권(Selection)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되죠.

물론 우아한형제들의 ‘마켓플레이스’는 배민스토어가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전국별미’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전국별미와 배민스토어에 차이가 있다면, 배민스토어는 ‘빠른 배송’ 중심의 마켓플레이스라는 겁니다. 택배로 대표되는 익일배송망을 이용하는 입점 판매자가 모인 전국별미와 달리, 배민스토어에는 ‘당일배송’이 가능한 업체들이 입점합니다. 배달의민족이 배민스토어 입점 업체의 물류에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배민스토어는 ‘퀵커머스 마켓플레이스’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비즈니스가 가능해진 이유는 그만큼 ‘퀵커머스’의 진입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많은 물류업체들이 ‘퀵커머스’에서 가능성을 보고 시장에 뛰어들면서 굳이 직접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퀵커머스 비즈니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바로고, 새벽배송 ‘팀프레시’와 파트너십..”물류시장 재편”, 이데일리]

하나의 예로 얼마 전 우아한형제들의 라이브 커머스 ‘배민쇼핑라이브’에서 스윗밸런스의 샐러드 상품이 당일배송이 붙은 채로 판매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일 준비된 물량은 ‘완판’ 됐다고 합니다. 여기 B마트의 물류 네트워크가 사용됐냐고요? 아니오. 스윗밸런스와 당일배송 전문 물류업체 ‘체인로지스’가 협력을 통해서 진행했습니다. 플랫폼과 브랜드사, 물류업체의 협력구조가 등장한 것이고, 앞으로 이런 형태의 제휴는 더욱 많은 곳에서 관측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보고 있을 때 아마 저는 금남로를 걷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써놨는데, 실패했습니다. 퇴고를 여러 번 거치다보니 살짝 뉴스레터 발송 시간이 늦었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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