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패션 앞으로! 이들의 승부처는 ‘무료 반품’?

신선식품 이어 이커머스 전장 된 패션 카테고리
10번 중  4번 구매 취소하는 패션 ‘반품의 세계’


네이버, 카카오, 신세계, 롯데, GS 등 대형 업체들이 온라인 패션 카테고리 영역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신선식품에 이어 이커머스의 전장이 된 패션 카테고리는 평균 10번 중 4번을 구매 취소할만큼 ‘반품의 세계’로 불립니다.

더욱이 패션은 옷감(계절)별, 디자인별, 사이즈별 sku가 가장 많고 그만큼 재고 관리도 가장 힘든 품목입니다. 그래서 물류에서 패션은 ‘헬(hell)’로 통하죠.

잘 아시다시피 카카오와 신세계는 각각 지그재그와 W컨셉을 인수했고, GS와 네이버는 무신사와 브랜디에 각각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롯데도 올 초 100여 개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입점 시켜 4월 패션 전문숍을 열었죠.

이들의 공통점은 패션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인수나 투자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패션 카테고리는 쿠팡은 물론 국내 종합몰의 불모지인 데다, 천하의 아마존도 여러 차례 공을 들였지만 빈번히 실패한 영역이다 보니 훨씬 조심스럽겠죠. 2019년 나이키가 아마존 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쇼피파이와 협력해 자사몰을 구축한 것도 연관성이 높습니다.

이커머스가 패션 카테고리를 배제할 수 없는 이유는 관련 시장이 연간 23조 원 규모인 데다, 주요 고객층이 여성과 MZ 세대이기 때문인데요. 이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신제품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미래의 잠재 고객이 될 가능성도 큽니다.

참고로 국내 주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연간 거래액은 무신사가 1조2000억 원으로 가장 크고 지그재그(7500억 원), 에이블리(3800억 원), W컨셉(3000억 원), 브랜디(3000억 원) 등이 뒤를 이으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신선식품에 이어 이커머스의 전장이 되어버린 패션 시장은 과연 누가 왕좌의 자리에 올라서게 될까요? 컬리의 새벽(샛별) 배송처럼 시그니처 배송이 시장의 대세가 될까요?

저는 이번 패션 카테고리 영역만큼은 오프라인이 온라인보다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봅니다. 그 이유를 물류, 즉 반품과 회수 관점에서 풀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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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증가냐 매출 증가냐 양날의 검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Fulfillment By Amazon, 아마존의 물류대행 서비스)’도 온라인화에 성공하지 못한 상품군이 있다. 바로 패션의류 분야다.

패션의류는 신선식품처럼 고객들이 상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방식을 더 익숙해하고, 상품 관리 측면에서 표준화가 쉽지 않으며, 사전 품질 예측이 어려운 상품군이기도 하다. 가전 등 공산품이나 도서와 같이 품질이 표준화돼 있고, 구매 후기나 사진 설명만으로 품질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 상품과는 다르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구매하는 데 익숙해진 사람의 구매 습관을 온라인으로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수많은 기업이 패션의류 유통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한 기업이 드문 것도 이 때문이다.

패션의류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품 추천 서비스로 연간 2조 원 매출을 올린 스티치픽스(Stitch Fix) 라는 업체가 있다. 소비자의 취향을 빅데이터,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기반을 두어 예측하고 최적의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을 도입한 업체다.

그러나 스티치픽스도 소비자가 제품을 살펴보고 구매하는 기존 습관을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전히 대부분의 소비자는 기존 방식대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여 직접 제품을 살펴보고 구매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미개척 분야를 해결하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신선 식품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홀푸드를 인수하며 신선식품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확보했다. 그러나 패션의류 유통은 여전히 아마존으로서도 어려운 숙제다.

●고객 습관을 바꾼 결정적 한 방

미개척지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을까. 아마존은 2017년 6월부터 자체 물류 역량을 활용한 아마존프라임워드로브(Amazon Prime Wardrobe, 이하 워드로브) 라는 패션의류 특화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워드로브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3개 이상 고른 후 주문하면 해당 제품을 모두 배송한 후 고객이 선택한 제품만 결제하고 나머지 제품은 무료로 반품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2021년 현 재 1억 명을 돌파한 프라임 멤버십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중이다.

여기서 핵심은 ‘무료 반품’이다. 많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는 패션제품의 사이즈, 재질, 스타일 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워 제품 구매를 망설이기 마련이다. 구매를 고민 중인 제품을 모두 하나의 박스에 담아 배송받고, 원하는 제품만 선택한 후 나머지 제품은 모두 무료로 반품할 수 있게 된다면 고객 관점에서 제품 구매에 대한 부담과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되지 않겠느냐는 게 아마존의 생각이다.

앞서 언급한 스티치픽스 또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3~5개 고른 후 주문하면, 해당 제품을 고객에게 배송한 후 고객이 원하는 제품만 결제하고 나머지 제품은 무료로 반품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지만 스티치픽스의 경우, 고객이 직접 고른 상품이 아닌 스타일리스트가 추천한 5개 제품 중 몇 가지를 선택해야 하므로 제품 선택 범위가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아마존의 워드로브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모두 선택하여 무료로 배송받고, 자신이 원하는 제품 이외에는 무료로 반품할 수 있기에 고객 입장에서는 더 유연한 서비스다.

구매하길 원하는 제품을 한꺼번에 여러 박스에 담아 입어본 후 원하는 제품만 구매하고 나머지는 무료로 반품한다는 개념은 무료 배송만큼이나 혁신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온라인 유통의 핵심 경쟁력이 빠르고 유연한 무료 배송에 있다고 인식됐지만, 무료 반품이 유통 경쟁력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비용 절감 vs. 수익 창출

무료 반품으로 가장 유명한 기업으로 온라인 신발 판매기업 자포스(Zappos)가 있다. 2009년 아마존에 8억 5,000만 달러에 매각된 자포스는 365일 무료 반품이라는 혁신적 서비스로 온라인 신발 유통 분야에서 급성장한 기업이다.

패션의류와 마찬가지로 신발 역시 사이즈, 재질, 스타일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그러므로 당시 모든 구매에 대해 무료 반품을 365일 내 허용한다는 자포스의 서비스는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였다.

자포스는 무료 배송 및 반품에 따른 물류 운영 관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키바(Kiva Robot) 를 대거 활용했다. 이는 자포스를 인수한 아마존이 키바까지 인수하는 계기가 됐다.

물론 파격적 서비스의 반대급부도 있었다. 자포스는 30% 이상의 제품이 반품될 수도 있었기에 ‘제품 판매 물류’뿐 아니라 ‘반품 물류’ 분야에서도 운영 비용이 급증했다.

커머스허브(Commerce Hub)의 연구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의 경우 반품 비율이 9% 이하지만 온라인 구매의 경우 최소 30%의 상품이 반품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UPS의 분석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에 있어 제품가격 대비 반품 물류 비용은 20~65% 수준으로 온라인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면 높은 물류 비용과 대규모 반품에 따라 수익성 창출이 어려워지는 구조다. 그럼에도 자포스가 무료 반품을 고수한 것은 매출을 급격히 늘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저널오브마케팅(Journal of Marketing)》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 반품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한 이후 평균적으로 457%의 매출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품 프로세스가 효과적이고 용이할 경우 95% 이상의 고객이 해당 사이트에서 재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분석된 결과를 보더라도 반품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NRF(National Retail Federation) 의 연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 온라인 쇼핑 고객의 35%가 반품 및 교환 프로세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30%의 고객은 무료 반품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8%의 고객은 한 번 이상 상품을 반품한 경험이 있고, 60%의 고객은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반품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품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80%의 고객이 구매를 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무료 배송이 아니라 무료 반품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고객을 이동시키는 핵심 열쇠가 되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자포스

●양날의 검, 깊어지는 고민

무료 반품은 매출 증가라는 ‘득’과 비용 증가라는 ‘실’이 있는 양날의 검이다. 물류 프로세스를 완벽히 통제하지 못하는 기업에 있어 무료 반품 도입은 수익성 악화에 따라 지속적 서비스 운영이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효율적 물류 프로세스를 구축한 기업에는 무료 반품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무료 배송 시장이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기업의 독주였다면, 무료 반품은 월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기업에도 기회가 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 에 따르면 제품을 매장에 반품할 경우 전체 반품 물류 비용이 3달러 정도 들어가는 반면, 물류센터로 택배 등을 통해 반품할 경우 반품 물류 비용이 6달러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매장에 반품하는 경우에는 재판매에 필요한 시간이 하루 정도지만 물류센터로 반품하는 경우에는 재판매에 4일 이상이 걸렸다. 오프라인 매장을 다수 보유한 월마트 입장에서는 아마존에 비해서 보다 더 효과적인 반품 프로세스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제 대부분의 온라인 유통업체에 있어 기본 사항이 됐다. 고객 대부분이 무료 배송을 당연히 받는 기본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풀필먼트와 관련된 인프라 투자 및 서비스 운영에 더 많은 기업이 관심을 두는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이제 고객들은 무료 배송뿐 아니라 무료 반품까지 기본 서비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는 곧 유통에 있어 물류의 중요성을 더 부각하는 요인이 된다. 물론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을 모두 제공하는 것은 ‘고객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점과 함께 ‘수익성’이라는 숙제를 안긴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포스는 키바 로봇을 가장 먼저,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기업이다. 365일 내 반품 정책은 자포스를 8,600억 원 가치의 온라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것은 결국 물류 서비스를 지배하는 기업이 성공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무료 배송에 이어 반품까지 무료가 되면 물류 프로세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

풀필먼트 전략에 대한 고민이 점점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효과적 반품을 위한 9가지 조언

https://beyondx.ai/%ed%9a%a8%ea%b3%bc%ec%a0%81%ec%9d%b8-%eb%b0%98%ed%92%88%ec%9d%84-%ec%9c%84%ed%95%9c-9%ea%b0%80%ec%a7%80-%ec%a0%9c%ec%95%88/

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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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편

비욘드엑스 대표. 인류의 먹고사니즘에 수많은 연결고리가 된 물류를 관찰하고, 시대마다 변화하는 공급망의 의미와 역할을 해석하는 일을 한다. 프리미엄 콘텐츠와 현장 전문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네카쿠배경제학」 저자로 국립 인천대 창업혁신교수와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