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 지도를 4가지 키워드로 읽다

신간 ‘물류 트렌드 2022’  편집자 넋두리 


우리는 매일 물류산업의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그동안도 사람의 이동, 재화의 이동을 위해 물류는 중요했지만, 이커머스와 배달 플랫폼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개개인도 물류서비스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벽배송, 로켓배송, 해외배송 등 물류와 관련된 용어들이 익숙하게 쓰이며 물류는 일반 가정의 범위까지 내려왔다.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물류’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삶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신간「물류 트렌드 2022」는 20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국제물류, 생활물류, 디지털물류, ESG(지속가능한 물류) 4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대응 방법을 제시하고자 노력한지 넉달 만에 책이 나왔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물류 기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산업의 변화를 읽는다는 의미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먹거리를 탐색하는 의미를 가진다.


한해를 돌이켜보자.

2021년은 무대 뒤에서 조용히 움직이던 물류 비즈니스가 기업 경영의 전면에 나서며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한 해이다. 눈에 보이는 제품을 생산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화려하게 전시하고 고객에게 판매하는 제조업, 유통업과 달리, 물류산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일반 고객은 특별히 물류서비스의 역할에 대해 크게 고민할 기회가 없었다. 물류서비스는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영화의 조연 같은 역할로, 전체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기반산업으로써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경영 환경이 변화하면서 물류서비스가 전례 없이 중요해지고 있다. 항만에 컨테이너가 쌓여가고 바다에는 화물을 운송할 선박이 부족해지며 국가 간 상품의 이동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국제 운송 요금의 급격한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공급 제한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일반 소비자들은 생활 필수품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아졌다. 

우리나라는 국내 제조업, 유통 산업이 발달하여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지만, 해외뉴스에서 본 모습은 마치 세상이 멈춰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매장의 매대가 텅 비고, 이를 감추기 위해 상품이 있어야 할 자리에 사진을 대신 배치하는 모습은 영화나 소설에서 비춰지는 디스토피아의 모습 그 자체였다.

한편 국내 유통 산업에서는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속도 중심의 배송 서비스 품질 경쟁이 일어났다. 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고, 천문학적인 금액을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쓰거나 혁신기업 인수에 투자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새벽배송, 주말배송, 당일배송, 1시간 내 배송 등 혁신적 배송 서비스가 등장했고, 배송 서비스 속도 경쟁은 일부 기업의 마케팅 용어가 아니라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들며, 소비자들이 유통 채널을 선택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 동향부터 풀필먼트, 콜드체인,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물류기술까지

앞으로 주목해야 할 미래 물류기술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을 바꾸었고,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이용하지 않던 소비자들도 스마트폰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고 다음 날 새 벽에 상품을 전달받는 새로운 유통 방식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한 번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는 다시 예전의 유통 방식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만큼, 혁신적 배송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큰 가치를 제공하며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소비자들의 물류서비스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2022년, 물류산업의 혁신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다른 산업과의 협력이 중요해지고, 비용 절감보다는 서비스 품질 재고를 위한 혁신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책에서 저자들은 ‘국제 물류와 국내 물류 전반에 걸쳐 서비스 고도화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 말하며, 과거에는 물류 혁신이 비용 최소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2022년에는 서비스 품질 고도화 측면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화 및 전문화가 이루어지고 이 과정에서 혁신적 서비스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물류 부분에서는 물류 대란을 극복하며 기업들은 서비스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높은 변동성, 기업 간 거래에 있어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인접 영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전략적 협력을 넘어 기업 인수 및 투자, 서비스 통합까지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다. 또 서비스 혁신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디지털 전환이 확실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물류에서는 속도 경쟁이 심화되면서 유통 매장, 주유소 등 오프라인 자산의 재발견, 기업간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콜드체인 역량 강화 등에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특히, 도심 내 물류 거점 확보 노력이 활발해지며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투자가 대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책은 디지털물류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물류서비스 고도화 과정에서 디지털 역량은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물류 영역이 수작업으로 진행되었기에 오프라인 물류 프로세스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고, 이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개선하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앞으로는 물류 창고 로봇, 자율주행 트럭 등 물류 기능 자동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류 현장의 프로세스가 자동화될 경우 개별 기능의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전체 서비스 고도화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 및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다.

물류 프로세스 자동화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다면 이후에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데이터 수집 및 추적, 분석 및 최적 대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면 물류서비스 품질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측이 무의미한 시대. 물류산업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이 책의 4장은 필환경 시대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 ESG에 대해 다루고 있다.

지속가능한 물류서비스 운영에 대한 요구는 단순히 일부 프로세스 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거나 친환경 기술을 일부 접목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기업 운영의 핵심 프로세스에서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한 운영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다. 저자들은 ‘ESG 관련 성과를 정량적으로 명확하게 분석하고 외부와 공유하는 체계 구축’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ESG 관련 성과가 정성적 측면에서 사회공헌 및 기여도를 홍보하는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2022년에는 서비스 개선 및 고도화에 따른 성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물류 시스템 도입을 통한 성과 평가 및 모니터링이 강화될 것이고, 물류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뿐 아니라 물류 프로세스와 연관된 모든 참여자, 물류 프로세스에 의해 영향을 받는 부분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한 의사결정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고객 만족도’가 물류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는 변함 없지만 고객의 범위가 최종 소비자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관련 참여자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경영전략 전반의 우선순위 재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며 기업들은 이러한 사회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산업 전반에서 물류 경쟁력의 중요성이 전에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소비자들의 물류 서비스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물류 산업의 혁신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산업간 경계를 넘어 이종 산업 간의 협력 및 경쟁이 확대되고, 비용 최소화보다는 서비스 품질 재고를 위한 혁신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물류, 국제물류, 디지털물류, 지속가능한 물류 등 물류 산업 전반에 있어 혁신의 범위와 깊이가 깊어질 것이다.

산업 전면으로 나선 물류서비스의 현재를 리뷰하고, 미래 전략을 세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한 자리에 모이기 무척 어려운 각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이 물류 혁신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류 트렌드 2022, 미래물류기술포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펴냄, 출판사: 비욘드엑스

<INDEX>

총론

무대의 주연으로 등장한 물류서비스, 그 혁신의 미래를 전망하다_송상화(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1장. 국제 물류

1. 이커머스와 국제 물류서비스_남영수(주식회사 밸류링크유 대표) 

 2.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와 서플라이 체인 파이낸스_이준희(법무법인 율촌 파트너 변호사) 

 3. 디지털 기술과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진화_고병욱(한국해양수산개발원 실장) 

 4. 토스×타다 사례는 화물 운송 핀테크 시장의 미래가 될까?_김철민(비욘드엑스 대표)

2장. 생활 물류

1. ‘풀필먼트’의 대세를 논하다_엄지용(커넥터스 운영자·대표 크리에이터) 

 2. 풀필먼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_양수영(테크타카 대표) 

 3. 성장하는 콜드체인 시장_최한도(마켓컬리 리더) 

 4. 글로벌 제약사업 콜드체인 트렌드_김희양(콜드체인플랫폼 대표) 

 5.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는 마이크로하지 않다_하진우(흐름닷컴 기자·대표)

3장. 디지털 물류

1. 인공지능과 딥러닝은 스마트 물류를 어떻게 바꿀까?_정태수(고려대학교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2. 물류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_양영태(삼성SDS 프로) 

 3. 글로벌 물류를 현실화시키는 디지털 항만_원승환(군산대학교 국제물류학과 교수) 

 4. 미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간 차를 메워라!_고태봉(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5. 스마트 바코드 솔루션_박상신(엠엑스앤커머스코리아 부사장)

4장. ESG

1. 녹색정책의 변화와 기업 대응 전략_장영태(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 

 2.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의무, 온실가스 감축_안광헌(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대표) 

 3. 항만 분야의 탄소중립 달성_강무홍(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4. 폐기물 시장에도 로켓배송이 필요해!_김근호(리코 대표) 

 5. 필환경(Green Survival)과 리버스물류(Reverse Logistics)_이상근(삼영물류 대표)

김철민

X writer

김철민

「네카쿠배경제학」저자. 물류 버티컬 플랫폼 ‘비욘드엑스’와 네이버 프리미엄 비즈니스∙경제 채널 ‘커넥터스’ 대표. 인류의 먹고사니즘에 수많은 연결고리가 된 물류를 관찰하고, 시대마다 변화하는 공급망의 의미와 역할을 해석하는 일을 한다. 콘텐츠와 현장 전문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교육, 투자, 컨설팅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했으며, 현재 국립 인천대 창업혁신교수와 한국로지스틱스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